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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의 여배우 기근 현상이 심화되고 있지만 이 가운데에도 고군분투하고 있는 우리 여배우들이 있다. 특히 올여름에는 남자 중심의 블록버스터 열풍이 그 어느 때보다 거세지만 이 가운데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는 여배우들도 있다.
'해적'에서 손예진은 조선 바다 최고의 여자 해적으로 완벽 변신해 화려한 검술 동작과 고난도 와이어 액션을 선보인다. 특히 거대한 선체에서 밧줄 하나에 의지한 채 매달려있는 손예진의 모습은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상승시킨다. 손예진은 액션 도전에 대해 "와이어 액션 연기는 처음이어서 힘들었다. 특히 추운 날 근육이 수축된 상태에서의 액션 연기는 부담이 컸지만 그만큼 완성된 영화에 대한 기대도 크다"고 전했다. 영화 '해적'의 고현웅 무술 감독과 김영호 촬영 감독은 "손예진은 노력파다. 쉬지 않고 연습해 무술 지도하는 스태프들을 힘들게 했을 정도"라며 "위험한 장면이 많았는데 능숙하게 해내는 걸 보니 앞으로도 액션 영화를 많이 하겠구나 싶었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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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월 13일 개봉하는 영화 '해무'의 한예리도 기대해볼만하다. '해무'에서 한예리는 홍매 역을 맡았다. 여섯명의 선원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해무 속 밀항자들을 실어나르게 되면서 휘말리는 사건 이야기라는 것 외에 알려진 것이 없는 '해무'에서 한예리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관심거리다. 독립영화계의 스타로 자리잡은 후 상업영화 '코리아'에서 북한 탁구 선수 유순복 역을 맡아 눈에 띄는 연기를 선보이며 스타덤에 올랐기 때문에 그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이런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한예리는 올여름 최고 기대작인 '군도: 민란의 시대'와 '해무'에 동시에 출연한다. 출연하는 모든 배우의 캐릭터를 제대로 살린다는 평가를 받은 봉준호 감독이 제작 갱을 맡은 작품이라는 것도 기대를 모으는 부분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기근이라는 말만 반복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작은 역할이라도 의미있는 연기를 해내면 자연스럽게 여배우들의 자리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요즘 같은 시기에는 여배우의 자리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손예진을 비롯해 이시영 한예리 등 여배우들의 활약은 눈여겨 볼만하다"라고 말했다. 이들의 활약이 여배우들의 영역을 넓히는데 순작용을 할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