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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소녀가 아니라 하지만, 팬심을 출렁인다. 소녀시대의 리더인 태연의 열애는 그 자체도 놀랍지만, 메가톤급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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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멤버 중 무려 네 명이 공개 연애 중이다. 그 사이 효연은 경찰 조사까지 받는 해프닝 속에 과거 연애사가 드러나기도 했다. 제시카나 서현도 종종 열애설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을 감안한다해도, 매번 충격의 강도는 만만치 않다. 한류스타로서 이미 구름 같은 해외팬들을 몰고 다니는 이들이기에 열애 사실은 바다 건너 일본은 물론, 중국 등 아시아 팬들을 출렁이게 하고 있다.
더욱이 이번 태연의 열애 상대는 SM의 향후 10년을 책임질 엑소의 백현이다. 이후 팬심이 어디로 가닥이 잡히게 될지, 그 결과에 따라 한류 지도가 바뀔 수도 있다.
아무리 시대가 변했다 하더라도, 아이돌 그룹의 연애는 소속사 입장에선 부담이 크다. 특히 '나만의 그녀(그)'를 꿈꾸는 팬들의 탈락은 어느정도는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이 여파를 우려했던 때문일까. SM의 열애를 둘러싼 과정을 살펴보면 딱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한결같이 데이트 사진이 찍혀야 그제서야 인정을 했다는 점이다. 수영이나 이번 태연이나 그간 열애 기사가 터져나온 적도 있고, 네티즌들의 열애설 제기에도 SM은 일관되게 부인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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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연과 백현의 만남이 여타 톱스타들의 열애 이상의 화제를 불러일으킨데에는 그 과감한 데이트 과정도 한 몫했다. 팬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다는 듯 오픈카를 타고 데이트를 즐겼고, 인스타그램 등에 온갖 열애 흔적을 남기는 등 마치 팬들이 눈치채주기를 바라는 듯한 인상까지 안겨줬다.
더욱이 팬덤 관리에 있어 철저한 SM 소속 아티스트들의 '사내 연애'는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놀라운 사실이다. '왜 못 막았을까'란 이야기를 놓고 다양한 해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중 하나로, 가요계에선 소녀시대의 전속계약이 모두 올해 말부터 내년 말 사이에 종료되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소녀시대는 당초 2020년까지 전속 계약이 되어 있었지만 연예기획사의 장기 계약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을 당시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분석은 상당히 무리수가 따르지만, 심지어 SM이 FA(Free Agent)를 앞둔 소녀시대 멤버들의 재계약금을 낮추기 위한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수년째 걸그룹을 기획, 관리해온 가요계의 한 중견 관계자는 "가요 기획자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SM은 그동안 걸그룹에 있어선 거의 무결점 관리를 해오지 않았느냐. 태연과 백현의 열애도 과거 SM이었다면 어떻게든 막거나 보도 시기를 늦추거나 할 만한일이다. 소녀시대든 엑소든 지금은 열애설이 터져나오기엔 상당히 부담이 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최근 멤버들의 열애가 집중적으로 알려지는 것을 보면 SM이 소녀시대의 사생활을 방치하거나 방관하는 것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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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있어 위기관리는 언제나 중요한 화두다. '스타'라는 콘텐츠는 공산품처럼 계획대로 찍어내고, 유통과정을 통제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다. 따라서 그들의 사생활이 가져올 충격을 관리하고 대응하는 시스템 구축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SM은 지금이라도 톱스타 사생활의 관리-통제-대응 시스템을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SM은 연습생을 발탁하고 키워내는데는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시스템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톱스타로 성장한 20대 중후반을, 특히 남자 가수가 아닌 예민한 여심을 컨트롤 해본 경험은 거의 없다. 실제로 보아의 경우에는 열애설 등이 터져나올 시기를 오히려 해외에서 보냈기에 상당히 국내 팬들의 시선으로부터 여유로울 수 있었다.
소녀시대 또한 당연히 처음 겪는 일이다. 서툴 수 밖에 없다. 열애 공개 이전에 방송 등에서 지나치게 말이 앞서거나, 페이스북 등 온라인 공간에 공인으로서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글을 올리는 행동을 삼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열애 사실을 인정한 이후 태연이 인스타그램에 팬들을 향해 올린 글이 또 다른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등, 부적절한 대응이라는 지적을 받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열애는 무조건 누른다고 될 일도 아니고. 감추기만 할 일도 아니다. '톱스타의 열애'라는 피할 수 없는 이슈를 어떻게 콘트롤하고, 당사자들은 어떻게 공인으로서 처신해야할 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야 할 시기다. 여기에서 연애시대에 접어든 9명의 소녀들이 제구력을 갖도록 해줄 해법을 찾아야 할 터이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