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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위원' 차두리 "아버지 차범근 넘는 게 목표…약점 공략하겠다"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4-05-30 17:48


사진제공=SBS

현역 선수인 차두리(34·FC서울)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SBS 해설위원으로 활약한다. 차두리는 한국팀 경기와 개막전 등 주요 경기에서 아버지인 차범근과 함께 해설위원으로 중계에 참여하고, 그밖의 경기에선 정우영 캐스터와 호흡을 맞춰 단독 해설을 선보인다. 지난 2006 독일월드컵에서 MBC 해설위원이었던 차범근과 함께 해설에 참여한 적은 있지만, 단독으로 해설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두리는 30일 오후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열린 SBS 브라질 월드컵 중계단 기자간담회에서 참석해 "축구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는 해설을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차두리는 "현역선수로 갑작스럽게 해설위원으로 한 달간 일하게 됐다"며 "아버지의 주특기가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건데 나는 분위기 반전을 위해 따라가게 됐다"고 가벼운 농담을 던졌다. 아울러 "월드컵은 축구팬뿐만 아니라 옆집 슈퍼 아저씨도 보는 이벤트다. 그분들께 전술을 얘기하면 이해하기 어려우실 거다. 축구를 전혀 모르는 분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주고 싶다"고 해설 포인트를 설명했다. 또한 "딱딱한 전술 이야기는 차범근 해설위원이 맡으실 거다"라고 덧붙여 간담회 현장에 웃음을 안겼다.

'2002 신화'의 주역인 차두리는 당시 함께 그라운드를 누볐던 선배들과 해설 경쟁을 펼친다. MBC는 안정환과 송종국 '투톱' 해설위원을 내세웠고, KBS는 이영표와 김남일이 중계단에 합류했다. 선배들과의 맞대결을 앞둔 소감을 묻자 차두리는 "이영표 형과 얘기를 많이 했는데 영표 형이 'SBS는 좀 어렵고 MBC는 잡을 자신이 있다'고 하더라. 영표 형은 굉장히 현실적인 사람이다"라며 재치 있는 답변을 내놨다. 이어 "정환이 형과 남일이 형이 장외설전을 많이 펼치는 것 같은데, 사실 내 본업이 해설위원이 아니고 아직은 선수이기 때문에 누가 내 경쟁상대라고 꼽긴 어렵다"면서 "나는 차범근 해설위원을 이기는 게 목표다. 아버지의 약점을 파고들어서 아버지보다 더 나은 해설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아버지의 약점이 무엇이냐'고 추가 질문이 나오자 "아버지의 약점을 물어보는 건 홍명보 감독에게 국가대표팀의 약점을 묻는 것과 같다. 아직은 한팀이다. 단점은 노출시키지 않는다. 월드컵 끝난 후에 말씀드릴 기회가 있다면 모를까 아직은 안 된다"고 답해 또 한번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자신을 '현실적인 사람'이라고 소개한 차두리는 대표팀의 예상 성적도 '현실적'으로 내다봤다. 16강만 가도 굉장히 좋은 성과라는 진단. 그는 "러시아전과 알제리전까지 16강 진출이 확정이 되지 않는다면 냉정하게 말해서 그 다음은 어려워지지 않나 생각한다. 외국 선수들과 얘기해보면 보면 러시아와 벨기에가 16강에 진출할 거라는 뉘앙스로 얘기를 많이 한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우리에겐 좋은 기회일 수도 있다. 상대가 우리를 진지하지 않게 생각한다는 거니까. 16강은 좋은 성적이라고 본다. 마지막 벨기에전까지 끌고 가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SBS는 2010 남아공 월드컵과 2012 런던올림픽 등에서 명품 중계를 선보인 차범근 해설위원-배성재 캐스터를 중심으로 중계단을 꾸렸다. 캐스터 김일중, 정우영, 조민호, 이재형, 해설위원 차두리, 박문성, 장지현, 김동완이 참여한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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