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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칸 극찬 받은 이선균 "처음엔 '이게 왜 나한테 들어왔지?'했다"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4-05-21 05:48


배우 이선균,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영화 '끝까지 간다'는 제67회 칸 국제영화제 '감독 주간' 부문에 초청돼 지난 18일(현지시각) 공식 스크리닝에서 해외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이 작품에서 형사 고건수 역을 맡은 이선균은 극찬을 받았다. '스크린 데일리(Screen Daily)'는 이선균에 대해 "법에 대한 존중이 없으면서도 결백한 느낌을 주는 이선균은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다"고 전했다. '트위치(Twitch)'는 "외줄타기 같은 밸런스를 맞추면서도 관객의 공감을 불러온 몇 안 되는 배우"라고 호평했고 '버라이어티(Variety)'는 "이선균은 적절하게 밀도 있는 연기를 보여주며 과장된 역이 아니어도 웃음을 자아내는 연기로 깊은 인상을 준다"고 찬사를 쏟아냈다.

이에 이선균과 인터뷰 자리에서 우선 영화가 칸영화제 감독 주간에 초청된 소감에 대해 물었다. 이선균은 농담처럼 "출품한 작품이 별로 없었나"라고 웃었다. "배급사 대표님이 먼저 보시고 좋으셨나봐요. 3일만에 출품을 하셨더라고요. 그쪽 분들 사정이야 잘 모르겠지만 영화 속에 아기자기한 사건이 계속 벌어지는데 그 안에서 개연성 있고 템포감 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간 것이 마음에 들었던 것 같아요. 유머러스한 부분도 적절하게 섞여 있고요." 하지만 이번 영화제에 직접 참석하지는 못했다. "영화 홍보일정이 빠듯해서요. 감독님이 가셔서 잘 해주시니까 괜찮아요."

이렇게 이선균은 세계 3대 영화제에 모두 초청을 받은 유일한 한국 배우가 됐다. 그는 홍상수 감독의 작품인 '옥희의 영화'로 2010년 제67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으로 2012년 제63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초청된 바 있다. "사실 홍상수 감독님 영화는 감독님 세계에서 같이 논다는 생각으로 촬영을 해요. 우선 대본이 없으니까요. 촬영도 일주일이면 끝나고요.(웃음) 그 작품들에 비하면 '끝까지 간다'는 촬영 전부터 긴장을 많이 했죠."


배우 이선균,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끝까지 간다' 속 이선균이 연기한 고건수는 사고를 낸 후 완벽한 은폐를 꿈꾸지만 예상하지 못한 상황들과 마주하며 위기에 몰리는 형사다.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사건들 속 점차 궁지로 몰리게 되는 인물이다. 이선균은 이 작품에서 생애 첫 액션 연기를 선보였다. "시나리오를 보고 굉장히 재미있고 독특하고 참신하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근데 이게 왜 나한테 들어왔지?'라고 의아했던 것도 사실이죠.(웃음) 제게 많이 들어오는 장르가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덥석 물었죠."

그래도 액션 연기가 힘들기는 했다. "멋있게 폼 잡는 액션이 아니라 생활 액션이었거든요. 그래서 정교한 합을 맞추거나 액션스쿨에 가서 배우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액션팀과 같이 체력 훈련을 겸해서 운동을 하긴 했죠. 건수가 아마추어 복싱을 했던 인물이라는 설정을 넣어서 한달 반 정도 복싱 연습을 하긴 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무리한 운동을 해서 그런지 허리를 삐끗했어요.(웃음) 그래서 템포감 있는 액션 정도를 보여주려고 노력했죠."

마지막 아파트신은 영화의 클라이맥스다. "액션팀에서 합을 짜오셨는데 양해를 구하고 합을 덜어내기도 했어요. 너무 짜여진 액션이 이 장면과 맞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조진웅 씨와 맞춰서 아예 뒹굴고 물고 하며 진흙탕 싸움으로 만들었죠. 그게 영화에 잘 맞았던 것 같아요. 멍도 많이 들고 아파트신 촬영에서는 갈비뼈에 실금도 갔었는데 뭐 그 정도는 기본이죠. 어차피 각오를 하고 들어간 작품이니까요. 아파트신은 마지막 스퍼트를 한다는 느낌으로 열심히 했어요. 그래서 끝내고 나니 힘들지만 뿌듯한 느낌이 들었죠."

촬영을 끝내고 드라마도 끝낸 후 이선균은 두 아들의 아빠로 돌아갔다. "큰 아들이 6살, 둘째 아들이 4살인데 정말 말도 못해요. 저를 꼼짝 못하게 하죠" 그는 손을 휘휘 저었지만 얼굴은 미소를 띄고 있었다. 내친 김에 "아빠가 유명 배우라는 사실을 아나"라고 물었다. "큰 아들은 알죠. 근데 문제는 원래 아빠들은 TV에 나오는 건줄 알아요. 집에 놀러오는 삼촌들도 TV에 나오는 사람들이잖아요. 또 윤종신 씨 집과 가까이 사는데 큰 아들이 윤종신 씨 아들 라익이와 같은 어린이집에 다녔었어요. 윤종신 씨도 TV에 자주 나오고 하니까 그냥 아빠들은 원래 TV 나오나보다 하죠.(웃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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