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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가린다.
그러나 트로피는 하나 뿐. 신념과 사상, 선과 악의 경계에서 겪는 인간의 갈등과 고뇌를 풀어낸 다섯 작품 중 영광의 순간을 함께할 주인공은 비극을 노래한 쪽일지, 희망을 본 쪽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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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의 기본 구조는 권력, 혹은 개인적인 욕망과 사상의 충돌이다. 현재 왕권에 대한 충성을 맹세한 김종서(백윤식)와 반역을 꾀하는 수양대군(이정재)의 싸움, 유교적인 가치에 따라 충성을 선택한 내경(송강호)과 가족의 안위를 우선시한 팽헌(조정석)의 내면을 섬세하게 풀어냈다. 한 인간의 꿈과 좌절, 절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비극적인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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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는 인간의 이중성을 한눈에 보여준 영화다. 범죄와의 전쟁을 위해서라면 측근의 희생조차 개의치 않는 강과장(최민식), 최대 범죄 조직의 2인자이지만 이자성(이정재)에게 만큼은 목숨까지 내줄 정도로 끈끈한 의리를 보여주는 정청(황정민), 경찰 신분으로 범죄 조직 골드문에 잠입해 정의와 생존의 경계에서 갈등하는 이자성의 이야기를 통해 절대적인 선과 악의 경계가 허물어진 상태에서의 카오스를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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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열차'는 억압과 탄압에 시름하던 꼬리칸 사람들의 반란을 그린 영화다. 인간 사회에서 벌어지는 계층 구분과 그에 따른 차별을 열차라는 제한된 공간에 풀어낸 게 특징이다. 자유를 찾아 나섰지만 그 과정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두 잃어버린 커티스(크리스 에반스)의 여정과 결국 열차에서 벗어나 신세계를 밟게 된 요나(고아성)의 모습을 보여주며 희망의 댓가를 설명한다. 봉준호 감독은 "절망 끝에 희망이 있지만, 그에 다가서기 위해서는 가혹한 댓가를 치르게 된다. 그러나 그럼에도 전진해야 한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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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색이 뚜렷한 만큼, 수상자를 예측하기 위해선 감독들의 이력과 청룡과의 인연도 되짚어 볼 만 하다.
류승완 감독은 '액션의 대가'다. 1996년 '변질헤드'로 데뷔한 뒤 독창적인 액션으로 거친 삶을 담아내며 '한국의 액션 키드'란 찬사를 받았다. 청룡과의 인연도 깊다. 2000년 장편영화 데뷔작인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뒤 2011년 '부당거래'로 감독상을 받는 데 성공했다. '베를린'은 13m 탈출 와이어신, 라트비아 수도 리가의 중급호텔광장에서 촬영된 카 체이싱 등 기존 한국 영화에서는 볼 수 없던 액션을 선보인 만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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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