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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극은 세태를 반영한다는 말이 있다. 때문에 트렌드를 따라가지못하는 드라마는 저조한 성적을 거둘 수밖에 없다. 반면 트렌드를 잘 읽은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다. 최근 가장 사랑을 받는 가족극 중 하나가 KBS2 주말극 '왕가네 식구들'이다.
'왕가네 식구들' 뿐이 아니다. 많은 가족극에서 무능한 남자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MBC 일일극 '오로라 공주'에서 오로라(전소민)의 세 오빠 오왕성 오금성 오수성은 무는한 남자의 표본들처럼 행동하다 미국으로 떠나버렸다. 최근 종영한 SBS '원더풀마마'에서 윤복희는 남편 없이 홀로 세남매를 키웠다. 그중 고영수(김지석)는 영어 한마디 못하는 유학생 출신에 주위 사람들에게 늘 사기를 당하는 못난 남자였다.
SBS주말극 '결혼의 여신'에서도 못난 남자들은 대거 등장한다. 강태진(김정태)은 바람둥이에다 사업 능력도 없고 정치에 발을 담그려는 허황된 생각만 한다. 노장수(권해효)는 넉살좋고 사람 좋지만 가정에서는 번번히 아내에게 무시당하는 인물이다. 노승수(장현성)는 잘나가는 영어방송 앵커였지만 바람을 피우다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져 고난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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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같은 트렌드는 남성보다 여성 시청층이 드라마 충성도가 더 높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성 시청자들을 잡아야 성공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여성들의 생각을 읽어낸 캐릭터를 내놓을 수밖에 없다. 바야흐로 안방극장에도 '힘없는 남자들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