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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호, 과연 WCS 16강 벽을 이번에는 넘을까?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3-09-25 17:00



◇이영호

'기적은 일어날까?'

이영호(KT)는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역사상 가장 완벽한 선수로 꼽힌다.

프로게이머 가운데 역대 최고의 승률을 가지고 있는 것은 물론 프로리그 최다승뿐 아니라 스타리그와 MSL 동시 3회 우승, 스타리그 15회 연속 본선 진출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승자 연전 방식으로 진행되는 경기에선 혼자서 상대팀의 모든 출전 선수를 꺾어버리는 '올킬'을 자주 달성하는 것은 물론 프로리그 등에서 에이스 결정전에 진출, 팀의 승리를 반드시 낚아내며 '끝판왕'이란 별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야구로 비유하자면 선발로 나서 경기를 후반까지 지배하는 류현진(LA다저스), 그리고 승리를 지키는 마무리 오승환(삼성)을 합쳐놓았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2'에선 제대로 된 실력발휘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일찌감치 '스타2'로 전환한 다른 선수들에 비해 팀 사정상 '스타1'에 주력을 하다 늦게 종목을 전환한 이유가 크다. 여기에 확장팩이 출시되면서 새로운 유닛이 자꾸 등장하고, 이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지면서 예전과 같은 포스를 못 보여주고 있다.

지난 4월 WCS 체제가 출범한 후에도 마찬가지다. WCS 코리아 시즌1과 시즌2에서 본선 16강까지는 진출했지만 그 이상 올라서지 못하며 2번의 시즌 파이널도 나서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경쟁자들은 WCS 포인트를 차곡차곡 쌓으며 오는 11월 미국 LA에서 열리는 WCS 글로벌 파이널 진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글로벌 파이널에는 전세계에서 활동하는 게이머 가운데 포인트 상위 16명만 초대된다. '스타1'에서 세계 최고의 게이머로 통했던 이영호이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글로벌 파이널에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영호는 900점으로 랭킹 44위에 그치고 있다. 반면 WCS 출범 후 최고의 게이머로 떠오른 이신형(에이서)는 25일 현재 이미 5900점을 마크, 1위를 달리고 있고 이영호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이제동(EG)도 4600점으로 2위에 오르며 사실상 파이널 진출을 확정지은 상태다. 특히 이제동의 선전이 이영호를 자극하고 있다.

마지노선인 16위를 기록중인 선수는 유럽 지역에서 뛰고 있는 박지수(밀레니엄)로, 2450점이다. 이영호보다 1550점이나 앞선다. 또 시즌3가 한국을 비롯해 북미와 유럽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기 때문에 커트라인 점수는 향후 더 올라간다.


이영호로선 이번 WCS 코리아 시즌3에서 16강은 물론 최소 상위 5명에 들어 시즌3 파이널까지 진출, 많은 점수를 확보해야 한다. 지역 대회인 코리아 시즌3에서 우승하면 1500점, 준우승을 하면 1000점, 시즌3 파이널 우승자에겐 3000점, 준우승자에겐 2000점 등 많은 점수가 걸려있다. 결코 불가능한 목표는 아닌 셈이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16강의 벽을 넘어야 하지만 결코 만만치 않다. 이영호가 속한 D조에는 지난 코리아 시즌2 우승자인 조성주(프라임), 국제대회에서 강한 원이삭(SKT) 등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이영호가 이번 대회에서 자존심을 회복하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을지, 16강 D조 경기는 오는 29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삼성동 곰TV 강남스튜디오에서 펼쳐진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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