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드라마를 보다 보면 '연기 논란'이 불거지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해당 드라마에 출연하는 연기자가 기대에 못 미치는 연기력을 모여줄 때 이런 논란에 휩싸이곤 한다. 그리고 이 배우에겐 '발연기'를 한다는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연기자로서 달갑지 않을 수밖에 없는 일.
'수준 미달'의 드라마를 만들고 싶어하는 방송사나 연출자는 없을 터. 하지만 드라마의 완성도에 못지 않게 시청률도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 현실적인 상황이다. 방송사의 수익과 직결되는 시청률을 무시하고 드라마의 만듦새와 연기자들의 연기력에만 초점을 맞춰서 드라마를 만들 수는 없는 노릇.
드라마계엔 '시청률 보증 수표'라 불리는 톱스타들이 있다. 그러나 높은 시청률이 나온다는 것이 곧 이들이 훌륭한 연기력을 가지고 있다는 걸 의미하는 건 아니다. 끊임 없이 연기력 논란이 불거지면서도 시청률 성적에선 승승장구하는 배우들이 있다. 이럴 때 방송사의 입장에선 연기력은 다소 부족하지만, 어느 정도 이상의 시청률을 보장해주는 톱스타의 캐스팅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발연기 논란을 감수해야 한다는 뜻이다.
방송사와 소속사의 특수한 관계도 눈여겨 봐야할 부분이다. 드라마를 보다 보면 '배우 끼워팔기'를 하는 경우를 종종 확인할 수 있다. 비교적 인지도가 떨어지는 신인급 연기자더라도 같은 소속사에 톱스타가 있다면 그 톱스타와 같은 드라마에 출연할 기회를 얻는 경우다. 시청률을 위해 톱스타를 일단 잡고 봐야 하는 드라마의 입장에선 새 얼굴의 출연을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기본적으로 오디션을 통해 드라마의 캐스팅이 진행되지만, 드라마 제작도, 캐스팅도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인 만큼 회사와 회사의 관계나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무시할 수는 없는 것.
또 때에 따라선 비교적 인지도가 있는 소속사가 '영업'을 통해 배역을 따내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방송국에 들어가 보면 항상 대기하고 있는 특정 소속사의 매니저가 있다. 거의 방송국에 상주한다고 보면 된다. 방송국 PD나 고위급 인사가 출근을 하면 자연스럽게 커피를 건네며 인사를 한다. 그렇게 자꾸 얼굴을 비추다 보면 비중이 적은 역할이더라도 따내게 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