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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학 PD는 한국 드라마계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긴 드라마계 '큰별'이었다.
'여명의 눈동자'에 출연했던 것은 최재성, 채시라, 박상원, 고현정 등. 당시 20~30대의 젊은 배우였던 이들은 김 PD의 밀도 높은 연출이 돋보였던 이 드라마를 통해 한 단계 도약했다.
'여명의 눈동자'로 대히트를 친 김 PD는 1995년 MBC를 떠나 제작사를 차렸다. 그리고 그해 또 다른 대표작인 '모래시계'를 내놨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귀가시계'로 불릴 만큼 전국민적인 인기를 끌었던 작품. 최고 시청률은 64.7%였다. 말 그대로 '모래시계 신드롬'이었다. 이 드라마는 당시 신생 방송사였던 SBS가 자리를 잡는 데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이후, 1999년 김종학프로덕션을 설립한 김 PD가 오랜 준비 끝에 내놨던 작품이 '태왕사신기'(2007)다. 550억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이 블록버스터 드라마는 최고 시청률 35.7%를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했고, 한류스타 배용준을 앞세워 해외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었다. 90년대를 주름잡았던 김 PD가 2000년대에도 스타 PD로서 다시 한 번 이름값을 해낸 것. 게다가 그는 이 드라마를 통해 또 한 명의 기대주를 배출해냈다. 바로 이지아였다. 이지아는 이 드라마를 통해 가장 촉망받는 신인으로 떠올랐다.
한국방송대상 연출상과 작품상, 백상예술대상 연출상과 작품상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하는 김종학 PD. 하지만 지난해 내놓은 '신의'가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고, 출연료 미지급 문제로 송사에 휘말리며 곡절을 겪었다. 결국 지난해 10월 종영한 이 드라마는 그의 유작이 됐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