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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로 인기를 더해가던 케이블채널 tvN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코리아(Saturday Night Live Korea·이하 SNL코리아)'가 암초를 만났다. 늘 아슬아슬한 수위를 넘나들던 '위켄드 업데이트(Weekend Update)'코너가 발단이었다. 최근 MBC를 퇴사한 최일구 앵커를 전격 투입하며 수위를 높였던 '위켄드 업데이트'는 지난 4일 방송에서 변희재와 낸시랭을 언급했다. 그리고 이 발언은 법정 소송까지 이어질 분위기다.
하지만 변희재 주간 미디어워치 대표는 발끈했다. 변 대표는 이를 명예훼손이라며 민·형사상 법적 대응방침하겠다고 밝혔다. 주간 미디어워치 측은 "변 대표가 tvN을 운영하는 CJ E&M의 강석희 대표이사와 최일구 앵커, 안영미에 대해 형사고소하고, CJ E&M에 대해서는 별도로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들은 "개그맨 안영미는 CJ그룹의 지시에 따라 대본만 읽었을 가능성이 높아, 공개적으로 이에 대해 해명하고 사과할 경우 고소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 이와 별도로 보도 채널이 아님에도 사실상의 뉴스 코너를 만든 것에 대해서도 방송통신심의위에 제소할 뜻을 밝혔다. 이어 범국민적 CJ그룹 불매운동에 나서겠다고도 주장했다.
덧붙여 변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SNL에서 나를 낸시랭과 똑같이 '정확히 하는 일이 뭔지 모르겠다'며 이상한 놈으로 선정했는데, 재벌 하청방송 따위가 간이 배 밖으로 나왔다"며 "나는 미디어워치 대표로서 주간지 발행인이자, 인터넷미디어협회 회장이다. (이것이) 나의 정확한 일임에도, CJ하청업체는 공개적으로 뭐하는지 모르는 이상한 놈이라 명예훼손을 저질렀다. CJ의 재력으로 볼 때 5억원 정도 청구해도 법원에서 끄덕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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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의 핵심은 단순히 이들의 발언이 아니라 '위켄드 업데이트'가 보도 기능을 가졌나 하는 문제에 있다. 변 대표는 "오락채널에서 뉴스편성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법적 처벌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또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해볼 가치가 있겠다. 중재위에 정정보도 혹은 반론보도를 요구하고 이게 인정되면 보도기능 자체를 인정하는 것이다. 그럼 방송법 위반이 된다"고 말했다.
덧붙여 풍자의 정의에 대해 그는 "첫째, 팩트를 건드리면 안되고, 둘째, 직접적 표현이 아닌 우회적, 은유적 표현을 써야 한다. '위켄드 업데이트'는 확정되지 않은 팩트를 만들어서 정면 공격했다. 이는 풍자가 아닌 거짓선동 뉴스일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SNL코리아'를 제작하고 있는 CJ E&M의 한 관계자는 "보도자료나 다른 방식보다는 방송을 통해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라고 답했다. CJ E&M 측은 지난 대선 기간에 '여의도 텔레토비'가 논란이 됐을 때도 방송에서만 주장을 밝혔을 뿐 별다른 발표를 하지 않았다. 'SNL코리아' 제작진 측 역시 "판단은 시청자의 몫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직접 멘트를 한 안영미는 취재진의 전화에 응대하지 않고 있다. 이번 사태를 해프닝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CJ E&M의 법무팀 측은 이번 건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법 2조 24항에 따르면 보도란 국내외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전반에 관해 시사적인 취재보도 논평 해설 등의 방송프로그램을 편성하는 것을 말한다. 또 9조 5항은 "종합편성이나 보도에 관한 전문편성을 행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을 하려는 자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보도 기능을 할 수 있는 TV채널은 KBS MBC SBS EBS OBS 등 지상파 5사와 TV조선 JTBC 채널A MBN 등 종합편성채널 4사 그리고 보도채널인 YTN과 뉴스Y 뿐이다. 때문에 tvN이 뉴스 기능을 했다면 불법이 된다.
하지만 안영미의 이 멘트가 보도의 기능을 한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법리적 해석이 필요하다. 또 누가 해석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광범위하게 보면 사회적인 논평이나 해설이라고 볼 수 있지만 협소하게 본다면 단지 코미디의 소재로 활용했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변 대표 측이 계속해서 법적으로 진행한다면 CJ E&M 입장에서도 방송을 통해서만 사태를 해결하기는 힘들 수 있다. 법적 대응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변 대표의 전쟁선포와 CJ E&M의 대응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 지 지켜볼 일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