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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스토리] 수지 성희롱, 도넘은 걸그룹 사이버 테러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2-12-24 10:47 | 최종수정 2012-12-24 10:53



걸그룹에 대한 사이버 테러가 심각하다.

온라인상에서 유포되는 걸그룹 멤버에 대한 성형 루머, 불화설, 근거 없는 비방과 욕설 등은 어제 오늘 있었던 문제는 아니다. 그런데 최근엔 그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미쓰에이 수지는 22일 트위터상에서 성희롱을 당했다. 한 네티즌이 수지 선간판으로 음란 행위를 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멘션으로 보낸 데 이어, 전라도민을 비하하는 '홍어'란 단어까지 써가며 광주광역시가 고향인 수지를 공격한 것. 특히 수지는 아직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않은 미성년자라는 점에서 해당 네티즌의 몰지각한 행위는 팬들을 공분케 했다.


원더걸스 소희. 사진제공=쎄씨
이외에도 원더걸스 소희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8월까지 약 150회에 걸쳐 성적 모욕감을 주는 글을 보내온 네티즌에게 시달린 끝에 고소를 결심했고, 결국 11월 8일 검찰은 음란성 악플러 대학생 이 모씨를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모욕죄 혐의로 구속했다.

이밖에 시크릿 징거는 지난달 교통사고를 당해 갈비뼈에 실금이 가고 폐에 멍이 드는 부상을 당해 입원했음에도 악플을 다는 이들에게 "당신의 가족이었다고 해도 이럴 수 있겠느냐"고 분노했고, 포미닛, 티아라 등 수많은 걸그룹이 악플러들의 성형 루머 및 도를 넘은 비방으로 상처받은 일화를 고백한 바 있다.

이처럼 유독

걸그룹에 대한 사이버 테러가 심한 이유는 뭘까? 한 관계자는 "배우들보다 걸그룹 멤버들에 대한 비방 수위가 높은 게 사실이다. 아무래도 배우들은 한 작품이 끝나면 휴식기를 갖고, 예능 프로그램 등을 통해 노출되는 빈도가 낮은데 걸그룹은 꾸준히 가요 프로그램 및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대중에 많이 노출된다. 얼굴을 많이 비출수록 쉽게 공격의 대상이 되는 것 같다. 또 사회적인 인식도 한몫하는 것 같다. 여배우가 작품 속에서 전라 노출을 감행하면 '투혼', '연기 변신', '열정' 등의 단어로 포장된다. 그런데 걸그룹이 섹시 댄스를 추거나 노출 수위가 있는 의상을 입으면 바로 '선정성 논란'이 나온다. 배우보다 걸그룹을 친근하게, 혹은 가깝게 느껴 쉽게 비난을 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악플러의 가장 무서운 습성은 '욕을 먹고 싶어서 악플을 쓴다'는 거다. 악플러에게 가장 무서운 일은 자신이 쓴 악플에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 걸그룹은 보통 일정 팬덤이 구축돼 있다. 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멤버를 보호하기 위해 악플러를 공격한다. 문제는 악플러가 여기에서 희열을 느끼고 더 자극적인 악플을 쓰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징거. 사진제공=TS엔터테인먼트
악플러는 단순 흥미를 위해 걸그룹을 공격하지만, 당사자는 큰 상처를 받는다. 특히 최근엔 인기 걸그룹 멤버를 대상으로 만든 음란 합성 사진도 종종 유포되고 있어 더욱 모욕감을 안긴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이에 대응할 방법이 고소 이외에는 없는데다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미쓰에이와 원더걸스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소희 때는 악플러가 누군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처음엔 좋게 대화로 해결하려고 했으나,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나와 고소까지 결심하게 됐고 결국 구속됐다. 그러나 수지는 미성년자인데다 성희롱을 한 것이기 때문에 보다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사실 대응할 수 있는 첫 단계가 고소이기 때문에 오늘(24일) 수지 악플러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음란 합성 사진으로 곤욕을 치렀던 한 걸그룹 관계자는 "개인 SNS 채널 등 다이렉트로 음란 게시물이나 악플을 보내는 것도 사실 문제다. 그런데 일반 온라인 게시판 등을 통해 그런 사진이 유포되면 불특정 다수가 해당 게시물을 보게 되고, 또 유포되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 도저히 수습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다. 고소하는 것도 생각해 봤지만, 해외 계정 등을 사용해 추적할 수 없게 되는 경우도 있고 최초 유포자를 찾는 일도 어렵다. 무엇보다 당사자가 받을 상처나 모욕감이 크기에 쉽게 고소를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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