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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비우스 띠? 드라마서 반복되는 부모-자식 인연

임기태 기자

기사입력 2012-11-20 10:10 | 최종수정 2012-11-20 11:01



선방하며 끝난 최근의 K본부 수목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초반부에, 혹은 M본부 주말 드라마 <메이퀸>의 아역 파트에서, 그것도 아니면 M본부 수목 드라마 <보고싶다>를 보던 중에 왠지 모를 데자뷰를 느끼는 건 나뿐인가. 이 기시감은 예전에 이런 내용의 드라마를 본 것만 같고, 이 배우들의 전작을 내가 봤는지 아닌지 긴가민가한 그런 게 아니다. 드라마 시청 중 '어라, 이 사람들 다른 데서도 봤던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절로 들게 만드는 인물 조합이 있기 때문이다. 따져 보니, 유독 드라마 속에서 부모-자식 관계로 자주 등장하는 것만 같은 분들이 있어서 그 인연의 주인공들을 모셔봤다.

01. 김영철-문채원 : 조선의 로열 패밀리 父女, 대한민국의 로열 패밀리 父女로 환생하다

김영철-문채원씨가 맺은 인연의 시작은 2011년 K본부 드라마 <공주의 남자>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수양대군과 그 의 딸 세령으로 처음 맺어진 부녀 인연은 올해 K본부 드라마였던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이하 <착한남자>- 로 이어졌다. 조선의 왕족이었던 수양대군(김영철)과 그의 딸 이세령(문채원)은 대한민국의 재벌 기업 태산그룹의 회장 서정규(김영철)와 그의 서은기(문채원)로 또 다시 만나게 되었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딱히 부녀 관계라는 설정만 똑같은 것이 아니라는 것.

왕위를 위해서 조카까지 내칠 정도로 거침 없었던 수양대군처럼, 태산그룹 서정규 회장도 그룹의 이익을 위해 불법적인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리고 딸의 사랑에 대해서도 결사 반대 모드를 유지했다. 수양대군은 세령의 연인 김승유(박시후)가 원수 김종서의 아들이라서, 서정규 회장은 은기의 연인 강마루(송중기)가 스펙이 한참 부족하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반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세령과 은기는 자신의 사랑을 위해 '왕좌'를 기꺼이 포기했고, 몸과 마음을 다치면서까지 사랑하는 사람과의 평범하고도 소박한 일상을 쟁취해냈다. 이만하면 전작인 사극 <공주의 남자>를 전생, 그리고 <착한남자>를 환생으로 생각해도 그럴싸하게 보일 정도.


02. 전광렬/송옥숙-김소현 : 이번에도 부모님으로?!, 어떻게 만나도 우리는 결국 패밀리

현재 M본부 수목 드라마 <보고싶다>에 출연 중인 전광렬, 송옥숙씨와 아역 배우 김소현양도 이전부터 인연이 있었다. 전광렬씨와는 2010년 K본부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에서 부녀 관계였고, 송옥숙씨와는 올해 방송되었던 S본부 수목 드라마 <옥탑방 왕세자> 때부터 지금까지 두 번째로 모녀 관계로 출연 중. <보고싶다>에서도 전광렬씨와 김소현양이 부녀 관계로 나왔다면 더 링딩돋는 싱크로율이었겠지만, 그래도 극중 전광렬씨가 김소현양과 송옥숙씨를 잘 케어해주시는 듯 하니 이만하면 어떻게 만나도 결국 패밀리라고 생각할 수 있는 조합이 아닐까.


03. 선우재덕/양미경/안내상-김유정 : 해를 품은 메이퀸, 이번에도 우리는 결국 패밀리

아역 배우 김유정양은 선우재덕, 양미경, 안내상씨와 공통적인 인연이 있다. 이 네 사람의 공통점이라면 필모그래피에 똑같이 M본부 드라마 <해를 품은 달>과 <메이퀸>이 있다는 것. 농담 삼아 말해보자면 이른바 '해를 품은 메이퀸 라인'이랄까. -개드립 죄송합니다(..)-

2012년 초를 뜨겁게 달군 <해를 품은 달>의 히로인 허연우(김유정)의 아버지는 홍문관 대제학 허영재(선우재덕), 어머니는 정경부인 신씨(양미경), 덧붙여서 시아버지는 성조대왕(안내상)이었다. 그리고 현재 방송 중인 <메이퀸>의 히로인 천해주(김유정)의 생부는 해양학자 윤학수(선우재덕), 생모는 이금희(양미경), 마찬가지로 덧붙여서 양부는 천홍철(안내상)이다. 이만 하면 이들 역시 <해를 품은 달>이 전생, <메이퀸>이 환생이라 생각해도 그럴싸할 듯.

김유정양은 올해 출연한 2편의 드라마에서 똑같은 부모님을 만났는데, 심지어 부모님의 성향도 비슷하다. 홍문관 대제학과 해양학자의 싱크로율도 그렇지만, 어머니는 한결같이 아름답고 기품 있는 현모양처. 그러고 보니 김유정양은 <해를 품은 달>에서도, 그리고 <메이퀸>에서도 어머니와 생이별을 해야만 했다. 양미경씨도 멀쩡히 살아 있는 딸을 가슴에 묻고 속이 천 갈래 만 갈래로 찌어지셨을 듯. 이렇게나 똑같은 설정의 출연진이지만 다른 점을 꼽자면, 피만 안 섞인 아버지로 등장하는 안내상씨의 전생은 근엄한 왕이지만 환생은 유들유들한 뱃사람이었다는 점 정도.


번외. 장혁-여진구 : 무럭무럭 성장한 진구는 장혁이 된다?!, 알고 보면 벌써 세 작품째

이름을 '여진구오빠'로 개명하지 않아 누나들을 서글프게 만드는 여진구군은 이준기, 김수현, 조인성, 이범수 등 무수히 많은 남자 연기자들의 아역으로 열연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여진구군이 유독 자주 인연을 맺은 분이 있다. 바로 장혁씨다. 여진구군은 2008년 S본부 드라마 <타짜>, 2011년 S본부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 이어 영화 <댄스 오브 드래곤>까지 장혁씨와 3작품이나 같이 했다. 그것도 똑같이 장혁씨의 아역으로. 여진구군은 <타짜> 때는 고니의 어린 시절을, <뿌리깊은 나무> 때에는 채윤의 청소년 시절을 연기한 데 이어, <댄스 오브 드래곤>에서도 장혁씨의 극중 배역인 권태산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다. <토오루 객원기자, 暎芽(http://jolacandy.blog.me/)>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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