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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없었더라면 어쩔 뻔했나'…김소은-이광수-최윤영 드라마 조연 캐릭터 '인기'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2-11-12 14:55 | 최종수정 2012-11-15 13:48


사진캡처=MBC

안방극장에 이들이 없었다면 꽤 심심했을 것 같다. 존재감과 활약상이 주인공 부럽지 않다. MBC '마의' 김소은, KBS2 '내 딸 서영이' 최윤영, KBS2 '착한 남자' 이광수. 톡톡 튀는 개성과 매력을 갖춘 드라마 속 조연 캐릭터들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며 인기를 얻고 있다.

'마의'의 김소은은 천방지축 숙휘공주 역을 맞춤옷처럼 소화하고 있다. 상궁의 핀잔을 달고 사는 철부지 공주의 이뤄질 수 없는 짝사랑은 이 드라마의 '핫 이슈'. 천민 신분인 마의 백광현(조승우)이 보고 싶어서 일부러 뜨거운 찜질로 고양이의 열을 오르게 하더니 나중엔 병든 강아지를 데리고 백광현을 찾아가 그에게 '볼뽀뽀'까지 했다. 어명을 사칭해 백광현을 사복시의 견습마의로 보낸 사람도 바로 숙휘공주다. 숙휘공주는 백광현을 잊기 위해 나름대로 애를 써보기도 했지만, 그가 사람에게 시침한 죄로 곤장을 맞았다는 소식을 듣고는 선물을 싸들고 한달음에 그의 집을 찾아갔다. 심지어 "여염집 여인네처럼 지아비에게 음식을 해먹이고 싶었다"며 앞치마를 두르고 수랏간에서 손수 구절판을 만들기까지 했다.

숙휘공주의 풋풋한 가슴앓이는 의학 사극인 '마의'를 로맨틱 코미디로 바꿔버리는 묘한 힘을 발휘한다. 숙휘공주 때문에 드라마를 본다는 시청자들도 부지기수다. 공주와 천민의 사랑이라는 파격적인 설정을 이끌어 나가는 힘은 숙휘공주에서 나온다. 여기에 캐릭터에 생동감을 불어넣은 김소은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매력도 한몫했다. '마의'의 한 관계자는 "김소은이 잘 어울리는 캐릭터를 만난 것 같다. 숙휘공주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는 걸 현장에서도 체감할 수 있을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사진캡처=KBS
시청률 1위인 '내 딸 서영이'에도 현대판 숙휘공주 같은 명랑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최호정(최윤영)은 3년 전 술 취해 길에서 잠든 자신을 도와준 이상우(박해진)에게 푹 빠져 있다. 단칼에 싫다고 거절해도 "나는 오빠가 좋다"며 거침없이 사랑을 표현하고 상사병에 걸려 오밤중에 맨발로 집에서 탈출해 상우를 찾아가기도 했다. 엄마에게 등 떠밀려 유학을 떠났지만 3년 후에 돌아와서도 상우의 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그의 곁을 멤돌고 있다. 상우의 여자친구 강미경(박정아)에게 정정당당하게 경쟁하자며 도전장을 낸 상태다.

아버지의 존재를 감추고 재벌가의 며느리가 된 이서영(이보영)의 위태로운 생활과 그런 딸을 멀리서 지켜보는 아버지(천호진)의 애틋한 부정이 묵직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최호정과 이상우와 강미경의 삼각관계는 극의 숨통을 틔워주는 활력소가 되고 있다. "짝사랑 전문이란 타이틀을 벗고 이번엔 사랑을 이뤘으면 좋겠다"고 의지를 보인 최윤영은 발랄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자신의 응원군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사진캡처=KBS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의 이광수도 조연 열전에서 빠질 수 없다. 이광수가 연기하는 박재길은 알고 보면 재벌 2세이지만 악덕 고용주인 아버지와의 인연을 끊고 착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인물이다. 강마루(송중기)와 강초코(이유비)를 옆에서 살뜰히 보살피는 속깊은 친구이기도 하다. 지난 7일 방송에서 강마루가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박재길이 아버지의 묘소를 찾아가 "이렇게 사과할테니까 우리 마루 좀 살려줘. 그럼 내가 산소에도 매일 오고 꽃도 매일 가져다 놓고 잡초도 뜯어 줄테니까"라며 독백하는 장면은 많은 시청자들을 울렸다.

이광수는 극의 코미디도 담당하고 있다. 꽃뱀에게 사기를 당해 눈물을 흘리다가도 또다른 미인에게 금방 반해버리는 순수함으로 여심을 자극하고, 헤어진 여자친구를 잊지 못해 만취한 연기를 리얼하게 표현해 웃음을 안겼다. 저돌적으로 다가오는 초코와의 알콩달콩한 러브라인도 이 드라마의 또다른 관전 포인트. 어리숙하지만 진실하고 따뜻한 박재길에게 시청자들은 "진짜 착한 남자는 이광수"라며 호응을 보내고 있다. 배신과 복수, 절절한 로맨스 사이에 곁들여진 이광수의 감초 활약은 이 드라마의 상승세에 가속 패달이 됐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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