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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비즈]'1조 거부' 이민주 회장의 선택을 받은 박진영, 다시 살아나나?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12-11-05 14:58 | 최종수정 2012-11-06 08:54


박진영이 이끄는 JYP가 최근 '1조 갑부' 이민주 회장의 투자 소식에 주가가 출렁이고 있다. 스포츠조선DB

'1조 거부'가 박진영을 택했다. 이유는 뭘까?

지난 2일 오후 엔터비즈니스계가 급출렁였다. '1조 거부'로 유명한 이민주 에이티넘 파트너스 회장이 가수 박진영이 소속된 상장사 JYP Ent에 투자한다는 소식이 증권가를 강타한 것.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민주 회장의 개인투자회사인 에이티넘 파트너스는 JYP Ent의 투자실사를 마쳤다. 금주 초 투자심의위원회를 열어 60억원 투자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상장사인 JYP Ent 소속 그룹인 미쓰에이. 스포츠조선DB
'1조 거부' 이민주는 누구?

JYP Ent.는 지난 2일 조회공시 답변에서 "유상증자 및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통한 재무구조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방안의 배후에 이민주 회장이 있다는 사실에 더욱 주목했다.

이민주 회장은 '이름 석자'만으로 주가를 출렁거리게 했다.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과 함께 증권가 대표 큰 손으로 통해왔다.

성공 신화 자체가 한 편의 드라마같다. 개미투자자들의 심장을 뛰게 할 만하다. 거부로 통하는 이 회장의 종잣돈은 단돈 150만원에 불과했다. 이 회장은 유동성 위기에 빠진 지역 유선방송사(SO)를 헐값에 인수·합병, 씨앤앰커뮤니케이션(현 씨앤앰)을 설립했다. 이후 케이블방송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SO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올랐다. 이 타이밍을 절묘하게 잡아낸 이 회장은 2008년 자신과 부인의 지분 65%가량을 호주계 투자은행인 맥쿼리가 주도해 만든 국내외 합작펀드인 국민유선방송투자(KCI)에 팔았다. 그리고 무려 1조4600억원을 받아 일약 갑부 반열에 올랐다.

이렇게 마련된 자금을 바탕으로 이 회장은 이후 연이어 증권가를 뒤흔들었다. 이같은 성공신화에 힘입어 증권가에선 '이민주 효과'라는 말이 생겨났고,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개미투자자들은 큰 관심을 보였다.

JYP Ent의 주가는 이 회장의 투자 소식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2일 정오경 소식이 전해진 직후 시가보다 떨어져 있던 주가는 바로 상한가를 기록한 것. 이후 비록 상한가는 깨졌지만 장중 내내 강세를 보인 끝에 7.11%(410원) 오른 618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비상장 JYP엔터테인먼트인 2PM. 스포츠조선DB

'이민주 효과' 박진영에게 제대로 통할까

물론 이민주 회장의 투자가 곧 대박 신화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일부에선 약발이 다했다는 말도 나온다. 지난 8월 이 회장이 STX에너지 인수에 뛰어든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최대주주인 STX 주가는 정작 6일 9030원에서 9220원으로 2.10% 오르는데 그쳤다. AST젯텍 인포뱅크 등도 모두 이 회장의 투자 소식이 알려진 당일에만 반짝 상승곡선을 그렸다.

그러나 JYP Ent의 경우는 이야기가 180도 다르다.

에이티넘 파트너스의 60억원 투자가 결정되면, JYP Ent의 투자 유치 금액은 총 120억원에 달한다. 에이티넘에 앞서 아주IB, 나우IB캐피탈이 각각 30억원씩 투자를 확정했기 때문이다. 일단 박진영과 걸그룹 미쓰에이가 소속된 상장사 JYP Ent는 자금 조달 후 2PM, 2AM, 원더걸스 등이 소속된 비상장사 JYP 엔터테인먼트와 합병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그간 SM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가 상승곡선을 달릴 때마다 지켜보기만 했던 박진영으로선 10년 체증이 뚫리게 됐다. 그간 JYP Ent의 발목을 잡았던 합병 문제가 풀리게 되면 박진영으로선 확실한 터닝포인트를 맞이하게 된다.

또한 이 회장의 등장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다시 돌릴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갖게 된다. JYP Ent는 올해 2분기까지 26억원의 매출과 2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 투자자들로부터 냉대를 받아왔다.


비상장 JYP엔터테인먼트 소속인 원더걸스. 스포츠조선DB
큰 손과 K-POP의 만남, 빅뱅 일어날까

이번 이민주 회장의 투자에 업계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큰 손'이 공식적인 투자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 투자 규모 이상의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번 투자건은 엔터산업이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불과 1년여 전만 해도 엔터산업에 대한 관심은 지극히 낮았다. 매출 자체가 작고, 지속적인 수익 발생 구조를 갖추지 못했기에 투자자들에겐 그다지 매력적인 분야가 아니었다"고 전한 한 엔터산업계 전문가는 "이젠 돈이 되는 하나의 산업으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있다. 최근 싸이 열풍 등이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수익률이 예전같지 못하다지만, 이 회장이 박진영 카드를 고른 이유는 그만큼 이후 성장 가능성을 확신했기 때문 아니겠느냐. 이미 오를데로 오른 SM엔터테인먼트나 YG엔터테인먼트에 비해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같은 큰 손의 등장은 지난해부터 양적 팽창을 거듭하고 있는 K-POP 훈풍에 또 한번 질적 팽창을 가져다줄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 등 이른바 디지털 실크로드를 따라 K-POP이 퍼져나갔듯이, 지금까진 상상도 하지 못했던 수익 모델이 그려지고 엄청난 파생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후 추이에 따라 또 다른 투자를 불러일으키는 효과를 기대하게 된다. "2진급이라 불리는 가요계 중견 기획사사들의 추가 상장에도 청신호가 켜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의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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