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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쏟아지는 메이크오버쇼, 인생 역전인가 성형 홍보인가?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2-10-23 16:00 | 최종수정 2012-10-24 09:03


허예은씨. 사진제공=스토리온

허예은씨. 사진제공=스토리온

성형이 일반화됐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이제 방송에서도 "성형했다"는 말을 거부감 없이 한다. 이로 인해 최근에는 스토리온 '렛미인2', 패션앤 '미스에이전트', 채널동아 '도전 신데렐라' 등 일반인을 성형 시켜주는 프로그램이 자주 눈에 띈다. 하지만 이같은 메이크오버 프로그램들이 자칫 성형을 부추기는 작용을 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메이크오버 프로그램의 특징은 성형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일반인 참가자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부각시킨다는 것이다. 메이크오버 프로그램의 대표주자 격인 스토리온 '렛미인2'에서는 지난 18일 허예은씨가 성형을 통해 놀라운 변신을 한 모습을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우선 허씨의 사연은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하기 충분했다. 허씨는 심각한 주걱턱 얼굴로 어렸을 때부터 '턱주가리', '턱사마', '오이' 등의 별명으로 불렸다. 창문에서 침을 뱉거나 '드릴로 턱을 박아버리겠다'는 친구들의 협박을 받은 적도 있다. 그래도 씩씩하고 밝은 성격을 유지하며 살아왔던 그는 현재 1급 장애를 가진 어린 동생을 돌보기 위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해 복지사의 꿈을 키우고 있는 심성 고운 누나이기도 하다.

성형수술을 마친 허씨의 모습은 놀라움을 넘어 감동에 가까웠다. 연예인급 외모로 변신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허씨는 양악수술로 길게 나온 주걱턱을 23mm나 뒤로 밀어 넣었고 부정교합을 교정하고 V라인 사각턱수술과 코수술, 눈앞트임 수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술 후 변신한 모습에 MC 황신혜는 말을 잇지 못했고 1급 장애를 앓고 있는 동생과 엄마가 등장하며 눈물바다가 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최강인형녀' '스크림녀' '완전평면 노안녀' '오각녀' '절벽녀' '몸매대역녀' 등 많은 여성들이 메이크오버 프로그램에 출연해 미모 역전(?)에 성공했다.


'미스에이전트' 오각녀 차유리씨. 사진제공=패션앤

'도전 신데렐라'에 출연한 '최강인형녀' 박수정씨. 사진제공=채널동아
하지만 이같은 메이크오버쇼 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우선 이같은 쇼에는 성형수술을 지원해주는 성형외과의들이 출연한다. '렛미인'에는 '닥터스'라는 9명의 성형외과 치과 피부과 정신과 가정의학과 전문의들이 포진하고 있다. '미스에이전트'에도 '닥터에이전트'라는 13명의 성형외과의 자문단이 있다. 이들은 대부분 직접 서울 강남 등지에서 성형외과를 운영하고 있는 전문의들이다. 자연스럽게 성형외과에 대한 홍보가 되는 것.

때문에 이 성형외과 자문단에 들어가기 위한 성형외과들의 물밑 경쟁도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병원 홍보담당자는 "꾸준히 메이크오버쇼 관계자와 만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갖은 인맥을 동원해서라도 방송에 출연하는 것이 목적이다. 메이크오버쇼에 출연하는 전문의들의 홍보효과가 대단하다. 고객들도 메이크오버쇼에 출연했던 전문의라고 말하면 신뢰도가 많이 올라간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출연을 두고 자칫 금전과 관계된 일이 생길 가능성도 없지 않다.

무분별하게 성형을 부추기는 일은 메이크오버쇼의 가장 큰 폐단이라고 할 수 있다. 힘든 사연을 통해 출연자들의 성형에 정당성을 부여하려 하지만 사실상 치료하는 목적이 아니라 전적으로 미용을 위해 성형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 이를 시청하는 이들 역시 성형이 미모를 만드는데 절대적인 조건이라는 '착각'에 빠질 수도 있다. '외모 지상주의'가 만연했다고 비판받는 최근, 이같은 풍토를 부추기는 꼴인 것이다. 때문에 제작진 역시 이같은 폐단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는 지적이 많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미스에이전트'에 출연했던 '몸매대역녀' 김가담씨. 사진제공=패션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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