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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 열기, 게임사가 더 반기는 이유는?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2-10-19 16:38


◇지난 12일 부산 사직구장서 열린 롯데와 두산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정대현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정대현의 유니폼 오른쪽에 넥슨 로고가 선명히 박혀 있다. 부산=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롯데와 SK의 플레이오프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 17일 열린 2차전에서 경기 후반까지 1-4로 뒤졌던 롯데가 연장 접전 끝에 5대4로 경기를 뒤집으면서 열기는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19~20일 연달아 열리는 3,4차전의 향방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포스트시즌 대박으로 흐믓한 미소를 짓고 있는 곳이 프로야구계만은 아니다. 게임사들도 이를 은근히 반기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9구단인 NC 다이노스를 만들어 내년부터 1군에 진입하는데다, 선수와 팀의 초상권과 통계를 활용한 다양한 야구 게임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등 야구와 게임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롯데의 선전이 가장 반가운 곳은 국내 최대 게임사 넥슨이다. 넥슨은 올 시즌부터 롯데 스폰서로 나서며 유니폼에 로고를 노출하고 있다. 팀 로고보다 더 크고 눈에 잘 띄어 마치 넥슨이 구단 주인처럼 보일 정도다. 그런데 롯데가 지난 99년 이후 무려 13년만에 포스트시즌 시리즈 승리를 차지하는 등 스폰서링 첫 해부터 좋은 징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 넥슨은 지난 2010년부터 일본 프로야구 지바롯데를 후원하기 시작했는데 공교롭게 그 해 지바롯데가 재팬시리즈 정상에 오르며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일본에 이어 한국에서도 기분좋은 징크스가 재현될 조짐이다.

재밌는 해프닝도 있었다.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정대현은 정작 넥슨의 로고가 부착되지 않은 유니폼을 입었다. 연초에 후원 계약을 맺고 선수들의 유니폼에 로고를 달았는데 하필 정대현이 시즌 중반까지 경기에 합류하지 않고 재활을 하는 바람에 이 기회를 놓쳤기 때문. 이후 부산 사직구장서 열린 3차전부터는 정대현의 가슴팍에 로고가 선명하게 박혔다.

넥슨은 포스트시즌부터 무료로 배포하고 있는 빨간색 막대풍선에 현재 개발중인 '프로야구 2K'라는 야구 게임명을 새겨놓았고, 경기 중 포수 뒷편 전광판에 광고를 노출하는 등 스폰서십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 롯데로서도 내년에는 좀 더 나은 조건으로 재계약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NC 다이노스의 모회사인 엔씨소프트도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즐겁다. 야구 열기가 재점화된 부산-경남의 야구팬들은 내년 시즌 1군 진입부터 든든한 후원군이다. 게다가 올 2군 경기부터 롯데전만큼은 더 집중력을 발휘, 확실한 우위를 점하는 등 지역 라이벌 구도를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 또 롯데가 NC의 창단을 처음부터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면서, 연고지인 창원을 중심으로 롯데를 '동지'가 아닌 '적'으로 규정하고 있어 내년 시즌부터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게임에 직접적인 플러스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자회사인 엔트리브소프트가 포스트시즌에 맞춰 지난 16일부터 실사형 야구게임 'MVP 베이스볼 온라인'의 공개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이틀만에 동시 접속자수 1만5000명을 돌파하는 동시에 기존 '마구마구'와 '슬러거'가 5년 이상 구축한 양대 산맥을 깨뜨리고 야구 게임 부문에서 PC방 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등 예상치 못한 성과를 거뒀다. 특히 롯데와 SK의 플레이오프 2차전이 끝난 직후 최고 동시접속자수를 달성하면서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야구 열기를 실감하기도 했다.

'프로야구 2K', '마구더리얼', '마구!감독이되자' 등 올해말부터 더 많은 야구 게임이 쏟아져 나올 예정이라, 야구와 게임의 시너지 효과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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