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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SK의 플레이오프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롯데의 선전이 가장 반가운 곳은 국내 최대 게임사 넥슨이다. 넥슨은 올 시즌부터 롯데 스폰서로 나서며 유니폼에 로고를 노출하고 있다. 팀 로고보다 더 크고 눈에 잘 띄어 마치 넥슨이 구단 주인처럼 보일 정도다. 그런데 롯데가 지난 99년 이후 무려 13년만에 포스트시즌 시리즈 승리를 차지하는 등 스폰서링 첫 해부터 좋은 징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 넥슨은 지난 2010년부터 일본 프로야구 지바롯데를 후원하기 시작했는데 공교롭게 그 해 지바롯데가 재팬시리즈 정상에 오르며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일본에 이어 한국에서도 기분좋은 징크스가 재현될 조짐이다.
재밌는 해프닝도 있었다.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정대현은 정작 넥슨의 로고가 부착되지 않은 유니폼을 입었다. 연초에 후원 계약을 맺고 선수들의 유니폼에 로고를 달았는데 하필 정대현이 시즌 중반까지 경기에 합류하지 않고 재활을 하는 바람에 이 기회를 놓쳤기 때문. 이후 부산 사직구장서 열린 3차전부터는 정대현의 가슴팍에 로고가 선명하게 박혔다.
NC 다이노스의 모회사인 엔씨소프트도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즐겁다. 야구 열기가 재점화된 부산-경남의 야구팬들은 내년 시즌 1군 진입부터 든든한 후원군이다. 게다가 올 2군 경기부터 롯데전만큼은 더 집중력을 발휘, 확실한 우위를 점하는 등 지역 라이벌 구도를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 또 롯데가 NC의 창단을 처음부터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면서, 연고지인 창원을 중심으로 롯데를 '동지'가 아닌 '적'으로 규정하고 있어 내년 시즌부터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게임에 직접적인 플러스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자회사인 엔트리브소프트가 포스트시즌에 맞춰 지난 16일부터 실사형 야구게임 'MVP 베이스볼 온라인'의 공개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이틀만에 동시 접속자수 1만5000명을 돌파하는 동시에 기존 '마구마구'와 '슬러거'가 5년 이상 구축한 양대 산맥을 깨뜨리고 야구 게임 부문에서 PC방 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등 예상치 못한 성과를 거뒀다. 특히 롯데와 SK의 플레이오프 2차전이 끝난 직후 최고 동시접속자수를 달성하면서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야구 열기를 실감하기도 했다.
'프로야구 2K', '마구더리얼', '마구!감독이되자' 등 올해말부터 더 많은 야구 게임이 쏟아져 나올 예정이라, 야구와 게임의 시너지 효과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