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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피에타', 10월 3일 모든 극장에서 깨끗이 내릴 것"

정해욱 기자

기사입력 2012-09-24 11:21 | 최종수정 2012-09-24 11:23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영화 '피에타' 김기덕 감독과 주연배우 조민수, 이정진이 11일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수상기념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기덕 감독이 황금사자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동대문=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9.11/

김기덕 감독이 영화 '피에타'의 50만 관객 돌파를 맞아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극장 독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일침을 가했다.

김기덕 감독은 24일 "'피에타' 관객 분들께 감사드리는 글"이란 제목으로 글을 보내왔다. '피에타'는 지난 23일까지 50만 5750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을 동원하면서 개봉 18일 만에 50만 고지를 밟았다.

김기덕 감독은 "저의 한없이 부족한 영화 '피에타'가 이번 주말 관객 50만을 넘었습니다. 저에게는 50만이 아니라 500만이 넘은 영화와 다름없습니다"라고 밝혔다.

또 "오락영화도 상업영화도 코미디영화도 아닌 피에타를 50만 관객이 참여했다는 사실은 저 개인의 가치보다 한국 영화문화가 선진국으로 나가는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라며 "제가 외국을 다니면서 가장 부러웠던 것이 20대부터 70대까지 한 영화를 보고나서 극장 앞에서 신구세대가 자유롭게 그 영화를 토론하는 모습이었는데 '피에타'를 통해 그런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얼마 전 '피에타' 베니스 수상으로 기자회견에서 메이저 영화의 극장 독점과 교차 상영에 대한 문제와 창작자 우선의 제작 환경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멀티플렉스의 극장을 한 두 영화가 독점하고 있고 동시대를 사는 영화인들이 만든 작은 영화들이 상영기회를 얻지 못하고 평가도 받기 전에 사장되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김기덕 감독은 "메이저는 돈이 안되면 극장을 부수어 다른 업종을 하면 그만이지만 그 과정에서 희생된 창작자와 후퇴한 관객들은 누가 책임을 질것입니까?"라며 "지금 이 시간에도 한 극장에라도 걸리기를 기도하며 창작자로서 피를 토하며 어렵게 영화를 만드는 많은 영화인들이 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영화들이 기록 갱신을 위해 몇 푼을 더 벌기위해 작은 점유율에도 극장을 놓지 않고 극장을 무리하게 차지하고 있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저는 극장 독점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당사자로서 9월6일 개봉한 '피에타'의 상영종료를 배급사와 논의하여 개봉 28일째 4주차를 마지막으로 10월3일 모든 극장에서 깨끗이 내릴 것입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기회를 얻지 못하는 작은 영화에게 상영기회가 주어지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라고 전했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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