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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턴 투 베이스' 확실한 볼거리 무장한 코리안 탑 건

이지현 기자

기사입력 2012-08-17 17:05



공군 특수 비행팀 블랙 이글스의 조종사 태훈(정지훈)은 본인 욕심에 에어 쇼에서 금지 비행 기술을 선보이다 행사를 난장판으로 만들어서 팀에서 퇴출당한다. 이런 문제아 태훈이 새로 소속된 곳은 전투비행단. 다행히 편대 안에 원래 아는 사이였던 편대장 대서(김성수)와 동기 유진(이하나)도 있고, 후배 석현(이종석)도 우쭈주를 부르는 귀요미인데다가, 무엇보다도 딱 태훈 스타일인 에이스 정비사 세영(신세경)이 있어 마음이 그리 씁쓸하지는 않다. 유일하게 좀 꽁기꽁기한 건 비행단 내 최고라는 깐깐깐 철희(유준상) 정도.

태훈은 전투비행단에서 나름 조용히 재미있게 지내며 하루빨리 블랙 이글스로 복귀할 날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평화롭던 어느 날 갑자기 사건이 터진다. 북한 군 전투기가 귀순을 가장해 서울 도심 한복판까지 내려와 교전을 벌이게 된 것. 알고 보니 흑막에는 꽤 거대한 음모도 있고, 무엇보다도 교전 중 적지에 홀로 남겨진 전우를 구출하기 위해 태훈이 소속된 전투비행단은 비공식 작전을 진행하게 된다.

영화가 어떻게 빠졌든 간에, 별점과 코멘트들이 어떠하든 간에, <R2B : 리턴 투 베이스>는 꼭 보는 걸로 마음 먹은 영화였다. -그분이 나오시니까!- 개봉일을 1년 가까이 미뤄왔던지라 개인적으로는 기다리면서도 좀 불안한 영화였는데, 예고편도 그럴싸하게 잘 뽑아 놓고, 또 시사회 평들이 다행히 그렇게 최악까지는 아니었던지라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를 볼 수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캐릭터와 그들끼리 얽힌 이야기들은 정말 영화 <탑 건>스러웠다. 실력은 좋지만 악동 돋는 주인공이 까불다가 좌천, 이런 데 있기 싫다며 툴툴대다가 전우의 죽음으로 본격 각성, 그렇게 진정한 전투 비행사로 거듭나고 멜로 라인도 미션 컴플리트, 뭐 이런 전형적인 진행. 그런데 스토리나 내러티브는 2% (이상) 아쉽지만 고공액션 씬들이 확실한 볼거리로 일정 수준 이상의 재미 보장을 한다. 기대치를 많이 낮추고 극장을 찾는다면 의외로 그럭저럭 재미있게 볼 수도 있겠다 싶은 느낌적인 느낌. -특히 4D- 전투기 장면들은 정말 볼 만 했다. 한국 영화에서 이런 스케일은 정말 오랜만인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다크나이트>, <인셉션> 비행 액션 팀의 위엄-

스토리나 내러티브가 아쉽다고 한 이유는 영화 흐름이 다 뚝뚝 끊겨서다. 부분 부분은 아기자기하게 귀엽기도 하고, 피식피식 웃음이 나오기도 하는데 왠지 그 장면들이 자연스럽게 잘 연결이 되지 않는다. 편대 부대원들의 꽁냥꽁냥한 이야기들도, 관객들에게 어서 울라고 하는 듯한 장면들도, 이건 우리의 일이라며 애국심 포인트를 한껏 제대로 짚어주려고 하는 것까지 시도들은 다 좋은데 어째 다 따로 노는 느낌이다. 그러니 영화 전반부와 후반분의 느낌이 너무 확 달라지는 게 '내가 그럭저럭 재미있게 보고 있기는 한데 같은 감독 맞음?' 싶기도 했다.

무튼 영화는 2% 아쉬웠지만 전투기 액션 씬은 확실히 볼만 했으니 이 정도면 그럭저럭 무난한 오락 영화라고 해도 좋을 듯. CG스러워도 꽤 짜릿하고 긴장감 있는 잘 빠진 전투기들의 화려한 액션을 보면 제작진의 노고가 절로 느껴지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나는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좋아라 하는 비느님을 봤으니 만족한 걸로! <토오루 객원기자, 暎芽 (http://jolacandy.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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