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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런던올림픽 개막 이후 MBC가 날마다 싱글벙글이다. 박태환의 수영 경기 독점중계를 앞세워 대회 초반 시청률 경쟁에서 앞서더니, 이번엔 SBS를 누르고 8일 새벽(한국시각)에 열린 남자축구 4강전의 중계권도 가져갔다. 제비뽑기와 동전 던지기에서 '행운의 여신'은 유독 MBC를 편애했다.
MBC는 드라마와 예능 부분에서도 틈새전략을 잘 이용했다. KBS2 '해운대 연인들'과 SBS '신의'가 첫 방송을 미룬 가운데 월화극 '골든타임'을 홀로 방송해 시청률 1위를 굳혔고, 주말극 '닥터진'도 SBS '신사의 품격'이 결방된 틈에 13%대까지 시청률을 끌어올렸다. '무한도전'은 중계방송 스케줄에 따라 오후 4시로 시작 시간을 옮기는 방법으로 시청률 10%대를 지켰다. '놀러와' '주얼리 하우스' '우리 결혼했어요' 등이 무더기 결방됐지만 워낙 시청률이 낮았던 터라 타격이 적다. 오히려 올림픽 브레이크를 활용해 파업 여파를 추스르고 프로그램을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얻었다. 때문에 일부에선 런던올림픽의 최대 수혜자가 MBC가 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MBC 스포츠제작국은 "예전처럼 3사가 동시 중계했으면 시청률 편차가 갈렸을 것이고 MBC가 압도적 우세를 보였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그간의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각오가 그만큼 남다르다는 얘기다. 아직까지는 선전하고 있지만, 잇달아 불거지는 방송사고가 MBC의 신뢰도에 영향을 끼칠까 우려스럽다. MBC가 마지막까지 웃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