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연예계가 2012 런던올림픽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과 올림픽 개최도시인 런던의 시차는 8시간. 주요 경기가 한국 시간으로 주로 밤과 새벽에 진행되기 때문에 밤낮이 뒤바뀐 생활을 이어가는 시청자들이 늘고 있다. 더구나 폭염 속에 잠 못 이루며 새벽까지 올림픽 경기를 시청하는 이른바 '올빼미족'이 늘어나면서 야식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 회사원들도 밤새 벌어진 경기 내용을 모르면 직장내 대화에 낄 수 없는 분위기다. 연예인들도 저마다 방송과 SNS 등을 통해 올림픽을 화제로 삼고 있다. 또한 밤 시간대 올림픽 경기가 중계되면서 인기 드라마와 심야 예능 프로그램이 줄줄이 결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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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 준결승전을 중계하던 KBS의 최승돈 아나운서는 '멈춘 1초' 오심으로 인해 한국 대표팀의 신아람 선수가 눈물을 보이자 "그동안의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더 이상 스포츠는 신성하지 않습니다"고 말하는 등 분노를 금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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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의 박태환, 유도의 조준호, 펜싱의 신아람 등 한국 대표팀 선수들에 대한 석연치 않은 판정이 이어지자 네티즌들은 속상한 마음을 대신해 갖가지 패러디물을 만들어냈다. 그 중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의 에피소드를 패러디한 '올림픽의 초능력자들'이라는 게시물이 단연 눈에 띈다. '만분의 1초를 보는 자', '법을 거스르는 자', '1초를 지배하는 자' 등의 문구는 그야말로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TV 예능 프로그램도 '1초 오심' 패러디에 동참했다. MBC '무한도전', KBS2 '개그콘서트', tvN '코미디 빅리그3' 등은 통렬한 비판을 담은 자막과 멘트, 에피소드를 선보였고 시청자들은 이를 통해 통쾌함과 대리만족을 느꼈다. SNS를 통한 연예인들과 네티즌들의 '1초 패러디'도 잇따랐다. '무한도전'의 김태호 PD는 "1초간 회식", 작곡가 윤일상은 "올림픽의 순수성을 빼앗아간 오심 심판들. 당신들은 스포츠인의 자격도, 최소한의 양심을 가진 인간의 자격도 잃어버렸습니다. 이 글을 쓰는데 걸린 시간 1초"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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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사용자의 증가로 이번 올림픽은 '소셜림픽(Social+Olympic)'으로 불리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출전 선수들의 SNS를 한 곳에 모은 사이트를 개설해 올림픽 홍보에 적극 나서는가 하면 국내 방송사도 '소셜림픽' 서비스에 발벗고 나섰다. 더불어 SNS를 통한 응원과 축하글이 쇄도하는 등 달라진 올림픽 관전 문화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지난 3일 개그맨 김기열은 트위터에 "오진혁 금메달! 약간 살찌기 전 김준현 닮은 듯. 암튼 대한민국 만세다!!"라는 글을 올렸다. 남자 양궁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딴 오진혁 선수가 개그맨 김준현과 닮았다는 자신의 생각을 알린 글이다. 오진혁과 김준현의 닮은꼴 외모는 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지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낳았다.
대표팀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하는 이색 공약도 눈에 띈다. "박태환 선수가 금메달을 따면 수영복을 입고 방송을 진행하겠다"(방송인 박은지), "축구대표팀이 메달을 따면 압구정 한복판에서 춤을 추겠다"(가수 토니안) "손연재 선수가 메달을 따면 그녀를 위한 노래를 만들겠다"(개그맨 유세윤) 등 올림픽의 열기를 고조시키는 연예계 스타들의 공약도 저마다 다양하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