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미드나잇 인 파리' 낭만 가득 로맨틱한 도시를 거닐며

이지현 기자

기사입력 2012-08-03 18:11



꽤 잘 나가는 시나리오 작가였지만 이젠 소설가로 전향하려고 하는 길(오웬 윌슨)은 약혼녀 이네즈(레이첼 맥아덤스)와 함께 그녀의 부모님이 계신 파리로 여행을 오게 된다. 길에게 파리는 낭만으로 가득찬 도시라 그저 가슴 벅차게 기쁘기만 한데, 어째 약혼녀는 계속 비협조적이다. 결국 길은 하는 수 없이 혼자서 파리의 밤거리를 거닐며 홀로 산책을 시작하게 되고, 그리고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진다.

자정을 알리는 종이 울리는 순간, 스르르 자연스럽게 1920년대 파리로 시간 여행을 가게 된 것. 길은 평소에 그렇게 로망이라고 외쳤던 1920년대의 파리에서 자신이 동경하던 예술가들을 만나고, 자연스럽게 친구가 되며 꿈 같이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스콧 피츠제럴드(톰 히들스톤)와 함께 파티에 다니고, 어니스트 헤밍웨이(코리 스톨)와 함께 술을 마시고, 거트루드 스타인(캐시 베이츠)이 자신의 소설을 읽어봐주다니! 길은 매일 밤 설레는 마음을 안고 야행을 나서고, 그런 그를 약혼녀 이네즈와 예비 장인 장모님도 슬슬 의심스러워하기 시작한다.

한편, 길의 이런 꿈 같은 야행을 더욱 달콤하게 만들어 준 사람이 있었다. 바로 헤밍웨이와 피카소의 마음을 사로잡은 미모의 아가씨 애드리아나(마리옹 꼬띠아르). 길과 애드리아나는 각자 지난 과거에 대한 로망을 그리워한다는 점과, 예술과 낭만에 대해 관심이 있다는 공통 분모로 친해지게 된다. 길 입장에서는 약혼녀 이네즈와는 달리 말이 너무 잘 통하는 상대라 편하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 로맨틱한 여행이 마냥 지속될 수는 없는 법. 하지만 <미드나잇 인 파리>는 로맨틱한 시작만큼 로맨틱하면서도 유쾌한 마무리를 보여준다. 우디 알렌 감독의 영화를 많이 보지도 않았고, 특별히 좋아하지도 않았는데 이 영화는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보는 내내 엄마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파리의 풍광, 아름다운 미장센, 거기다가 탁월한 BGM까지. 비 오는 날 <미드나잇 인 파리> 사운드 트랙을 들으면 정말 감성이 충만해진다.

진심 파리 관광청에서 우디 알렌 감독에게 상을 꼭 줘야만 한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파리를 너무 로맨틱하고 아름답게 담아낸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를 보는 내내 나의 다음 휴가는 무조건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파리로 가겠다며 다짐했다. 손님 저건 영화에요, 라고 말한들 어떠하리. 왠지 파리에 가면 내게도 마법 같은 인연이 생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1g과 꼭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더라도 그냥 저 도시에 가서 낭만에 흠뻑 빠졌다 오는 것만으로도 좋지 않을까, 하는 행복한 상상을 했더랬다 <토오루 객원기자, 暎芽(http://jolacandy.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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