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엔 소포머 징크스(sophomore Jinx)가 있다. 신인 때 뛰어난 성적을 거둔 선수가 2년차에 부진한 모습을 보일 때 쓰는 표현이다. 영화에도 소포머 징크스는 적용된다. "전편보다 나은 속편 없다"는 속설이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히트한 영화의 속편은 전편보다 못하다는 것.
하지만 배우들은 예외다. 영화 배우 중 소포머 징크스를 겪는 경우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직업의 특성상 시간이 흘러 대중에게 잊혀지는 경우는 있지만, 주목 받았던 신인이 2년차에 갑자기 부진을 겪는 예는 잘 없다.
제30회 청룡영화상 시상식(2009)에서 '해운대'로 신인여우상 후보에 올랐던 강예원은 다음해엔 '하모니'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활약을 이어나갔다. 제31회 청룡영화상 시상식(2010)에서 신인남우상 후보였던 고수는 2011년엔 '고지전'으로 남우주연상 후보가 됐다. 또 2010년 신인여우상 후보였던 이민정은 이듬해 드라마 '마이더스'로 인기몰이를 했고, 올해 초 개봉한 영화 '원더풀 라디오'의 주연을 꿰찼다.
이밖에도 김무열, 김지석, 송새벽, 송중기, 심은경, 강소라, 문채원, 신세경 등 신인상 후보에 올랐던 배우들은 그 다음해에도 펄펄 날아다녔다.
영화 배우들이 소포머 징크스를 겪지 않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영화계엔 '반짝 스타'가 잘 없다. 2010년 고수가 신인남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을 때 그의 나이는 32세였다. 영화 경험은 많지 않지만, '피아노', '요조숙녀', '백만장자와 결혼하기' 등 많은 드라마에 출연했다. 이민정, 문채원, 신세경 등 미녀 스타들도 TV 드라마로 여러차례 얼굴을 비췄다. 또 김무열은 2009년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 후보에 올랐지만, 같은 해 열린 한국뮤지컬대상 시상식에선 남우주연상을 탈 정도로 뮤지컬계에선 인정 받는 배우였다.
올해도 '검증된 신인'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의 김성균은 연극, '건축학개론'의 조정석은 뮤지컬을 통해 내공을 다져왔다.
또 영화시상식의 특성상 신인들의 스타성 뿐만 아니라, 연기력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이뤄진다는 것도 한 가지 이유다. TV 드라마 시상식의 경우 상대적으로 드라마의 시청률과 배우의 인지도에 따라 신인상의 주인공을 결정하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영화시상식에선 탄탄한 연기력을 가진 알짜배기 신인이 레드카펫에 설 확률이 높다.
');}
여기에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특성도 무시할 수 없다. 첫 영화를 통해 눈도장을 받은 신인 배우들에겐 자연스레 캐스팅 제의가 몰리게 된다. 신인 배우의 경쟁력은 얼마나 자주 대중에게 얼굴을 비출 수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그런 점에서 영화제 신인상 후보에 올랐던 배우들은 상당한 혜택을 누리게 되는 셈이다.한편 지난해 열린 제32회 청룡영화상에서 신인남우상을 탔던 이제훈은 올해 영화 '건축학개론'과 드라마 '패션왕' 등을 통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신인여우상의 주인공 문채원은 오는 8월 방송되는 KBS2 드라마 '차칸남자'로 컴백할 예정이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