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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리는 긴장감으로 더욱 박진감 넘쳐야 할 무대가 왜 밋밋하게 그려지는 것일까.
회를 거듭할 수록 업그레이드된 무대를 선보이고 있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이 생방송 경연에서 오히려 긴장감이 떨어지는 기이한(?) 현상에 대해선 한번 쯤 고민해볼 때다.
"자막과 편집의 위력이 이 정도 일 줄이야"
하지만 같은 시각 TV로 이 모습을 지켜본 시청자들에겐 그와 같은 감흥이 고스란히 전해지지 못했다.
'K팝스타'의 박성훈 PD는 농담반 진담반으로 "모두 제 잘못이다"라고 말했다. 다소 아쉬웠던 생방송 연출에 대한 고백이 아닐 수 없다. '인기가요' 등 생방송 음악 프로그램 연출에 있어 남다른 노하우를 가진 SBS로선 의외의 상황에 맞닥뜨린 셈. 하지만 생방송 무대에 익숙한 기성 가수들과 사전에 미세한 움직임 하나하나까지도 준비해 선보이는 방송과 아마추어들의 무대는 근본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 생방송 경연에선 참가자가 색다른 모습을 선보여도 시청자가 모르고 지나칠 수 있다. 녹화 방송일 경우, 가령 예를 들어 "지금껏 보여주지 못했던 고음 처리" "30분만에 구상한 멋진 퍼포먼스"라는 자막과 긴장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배경 음악 등 다양한 극적 장치들이 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생방송 무대는 날 것 그대로를 전달할 수밖에 없다. 'K팝스타'의 제작진도 "편집과 자막의 위력이 이렇게 클 줄 몰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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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뉴스 프로그램 SBS 8시 뉴스를 사수하라"
'K팝스타'가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 데에는 편성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쳤다. 대부분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심야 시간대에 방송되는 것과 달린 'K팝스타'는 KBS2 '해피선데이-1박2일'과 동시간대 경쟁을 벌인다. 일요일 오후 황금 시간대라는 프리미엄이 있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에는 오히려 독이 됐다.
뒤이어 방송되는 '8시 뉴스'가 생방송으로 진행되면서 유연한 편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 이 때문에 최종 탈락자 발표에서 긴장감을 유발하기 위해 시간을 끄는 진행의 묘를 발휘하기도 힘들다. 'K팝스타' 관계자는 "잘못하다간 탈락자 발표를 8시 뉴스에서 하게 될 수도 있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10명의 참가자가 무대에 오른 첫 생방송 무대가 긴장감 없이 진행됐다는 비판을 들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K팝스타' 제작진은 앞으로 탈락자가 늘어나면서 확보된 시간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동안은 참가자들의 무대를 시간에 맞춰 보여주기에 급급했다면 앞으로는 특별 게스트와 다양한 무대 구성으로 좀 더 업그레이드된 무대를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