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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연하남'들이 돌아오고 있다. 예전에도 연하남 열풍이 있기는 했지만 대부분 아줌마와 총각의 연애를 그린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각종 드라마에서 실제 나이차가 많이 나는 연상연하 커플을 등장시키며 인기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올해 2차 수목대전을 펼칠 수목극들은 대부분 연상연하 커플을 내세우고 있어 눈길을 끈다.
'더킹'과 맞대결을 펼치는 SBS 새 수목극 '옥탑방 왕세자' 역시 연상연하 커플을 내세웠다. 300년을 거슬러온 조선시대 왕세자 이각 역의 박유천은 86년생, 생계형 청순미녀 장사치 박하 역을 맡은 한지민은 82년생으로 4년 차이가 난다. KBS 새 수목극 '적도의 남자'에도 연상연하 커플은 있다. 이장일 역의 이준혁은 84년생이지만 한지원 역의 이보영은 79년생, 최수미 역의 임정은은 81년생으로 모두 이준혁의 연상이다.
본인들 생각은?
'옥탑방 왕세자'의 박유천 역시 "요즘은 연상연하 커플이 대세다"라며 "한지민을 보고 '어떻게 저분이 저 나이일까'라고 생각했다. 보기에 그런 느낌이 전혀 없을 만큼 동안이고 피부가 좋다. 때문에 연상연하라는 느낌을 많이 받고 있지 않다"고 털어놨다. 한지민은 "극 중에서 연상연하 커플로 나오지만 그것에 대한 고민은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처음에 상대배우가 나보다 어리다는 소식을 듣고 설레기도 했고, 때마침 모든 드라마가 '연상연하'로 진행돼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연상연하 커플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더킹'의 하지원과 이승기도 마찬가지다. 하지원은 "잘 어울렸으면 좋겠다. 나이차보다는 두 인물의 느낌이 잘 맞았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며 "나이차에 대해 먼저 신경쓰고 연기하면 제대로 못할 것 같다. 익숙해서 그런지 연하랑 연기하는 것에 대해 강박관념 갖고 있지는 않은데 이번에는 사실 차이가 많이 나서 다른 때보다는 살짝 부담은 있다"라고 전했다. 함께 출연하는 이윤지 역시 "내가 언제 이승기에게 오빠라고 해보겠나"라고 웃으며 "질책 받을 만큼 많이 누나 같지는 않아서 다행이다"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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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인 이유는?
이같이 드라마에서 연상연하 커플이 많이 등장하는 이유는 주시청층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수목극의 주 시청층은 2030여성들이다. 이들은 직접 오후 10시에 TV 앞에 앉아 있지 않더라도 인터넷이나 모바일 등을 통해 방송을 본다. 또 구매력도 왕성하기 때문에 시청률보다 더 높은 광고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때문에 제작사들도 2030여성 시청층을 타깃으로 수목극을 제작하고 있다. 최근 수목극 주인공들은 김수현 정일우 이승기 박유천 등 모두 20대 초반의 '꽃미남' 배우들, 즉 2030 여성들이 가장 좋아할만한 스타들로 채워져 있다. 70~80년대생 여주인공을 내세워 이들을 대리만족 시키겠다는 복안인 것.
게다가 자원의 부족도 이유로 들 수 있다. 한 드라마 제작 관계자는 "80년대 후반에 태어난 여배우들 중 어느 정도 연기력을 갖춘 이들은 손에 꼽을 만큼 부족하다"라며 "반면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초반 나이대의 여배우들은 대부분 연기력과 그에 걸맞는 인기를 갖춰 제작관계자들의 구미를 당긴다"고 귀띔했다. 이같은 이유들로 인해 앞으로도 연상연하 커플이 등장하는 드라마는 꽤 자주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