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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수목극 '해를 품은 달'의 임시완이 등장하자 어디선가 찬란한 빛이 쏟아지는 듯했다. 곁을 스치기만 해도 궁궐 여인들을 쓰러뜨렸던 자체발광 미모는 갓과 도포를 벗어도 여전했다. '허염앓이'를 일으킨 임시완은 극 중에서도 절세가인, 초천재, 마성의 선비로 묘사됐다. 치솟는 인기를 즐겨도 될 법하건만 그는 차분하게 "그런 신조어까지 나오다니 신기하다"며 "역할이 좋았고 훌륭한 감독님과 베테랑 아역들을 만난 덕을 봤다"고 겸손해했다.
말이 나온 김에 함께 연기한 아역들에 대해 물으니, 임시완은 할 얘기가 많았다는 듯 함박 웃음부터 지었다. "나이 차가 많이 났지만 사이좋게 잘 지냈다"며 '동생들' 칭찬에 여념이 없었다. "평상시에 웃고 떠들 때는 딱 그 나이 또래 같은데, 연기를 할 때는 눈빛부터 달라져요. 감정이 흐트러질까봐 옆에서 숨도 못 쉬겠더라고요. 여진구는 분위기 메이커예요. 함께 축구하는 장면에서는 제가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활발했죠. (웃음) 김유정은 나이를 속이고 있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성숙한 느낌이에요. 얼굴도 너무 예쁘고요. 그런데 트위터 글을 보면 또 어찌나 귀여운지 몰라요."
임시완에게 애정공세를 펼쳤던 진지희와는 11세 차이. 과거에 스케줄 때문에 만난 적이 있어서, 내심 진지희가 파트너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돼서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단다. 진지희는 임시완에게 문자메시지로 '서방님'이라 부르기도 한다고. "쇠고랑 차면 안 되니까 거기에 '여보'라고 화답하면 안 되죠. (웃음)"
짧은 출연이었지만 임시완이 느끼고 배운 건 상당히 많은 듯했다. 배우로서 또 만나길 바라는 팬들이 많지만 그는 신중했다. "지금은 멋 모르고 연기했지만, 이제부턴 가다듬는 시간을 갖고 싶어요. 배우로서 손색없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레슨도 받고 준비하려고요."
극 중에서 화제가 됐던 연우 뇌구조 그림에서 허염은 7할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허염으로 살았던 임시완의 뇌구조에서는 뭐가 가장 크게 자리하고 있을까? "음… 지금은 '해품달'이요. 그리고 제국의 아이들도 빠질 수 없죠. (웃음)"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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