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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원의 개그야그] 아듀~ 칼럼을 마치며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1-12-27 13:07


[이봉원의 개그야그] 아듀~ 칼럼을 마치며

스포츠조선에서 이 칼럼을 연재한 지 벌써 2년 가까이 됐다. 이 글이 진짜 끝이라고 생각하니 그 동안의 미운 정 고운 정을 떠나서 마냥 서운하다. 그게 바로 사람심리인 것 같다. 그래서 끝이라는 단어는 좋지 않은 모양이다. 게다가 자신이 힘들다고 안 하겠다고 했으면서도…. ㅎㅎㅎ.

무엇보다 지금까지 예쁘게 봐주시고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필자가 생각해도 두서없는 글을 읽어주시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에 한 번 더 고개가 숙여진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제일 처음 칼럼을 신문에 연재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았을 때 순간 기뻤지만 과연 내가 글을 쓸 수 있을까 하는 우려에 엄두가 나질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필자가 무슨 국문학과를 나온 것도 아니고 남보다 필체가 화려한 것도 아니고 지식이 풍부한 것도 아니고 일기 한 번 제대로 써보지도 않은 인간인데 칼럼을 쓴다는 사실 필자 자신도 우스웠다.

고사를 거듭하다 그럼 한 3개월만 써보고 이야기 꺼리가 없다면 내리자는 제안에 한번 해 볼까하는 필자의 막무가내식 도전의식이 발동이 되어 지금 이 시간 2년여까지 오게 된 것이다. 덕분에 자신이 상당히 대견스럽고 과연 내가 맞나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우선 그 동안 칼럼에 등장했던 모든 연예인들, 특히 개그맨들에게 따뜻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나의 칼럼에 일용할 양식이 되어주신 숱한 연예인들, 처음에는 괜히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는데 오히려 신문에 나고난 후에 당사자들에게 고맙다고 전화를 받았을 때 뿌듯하고 기뻤다. 어떤 연예인은 자기 자신에 대해 어떻게 그렇게까지 자세히 알고 있느냐며, 반면 자기 자신이 필자에 대하여 자세히 모르고 있어 미안하다며 술을 사주기도 했다.

여하튼 여러모로 필자 자신에게는 일주일에 한 번 이 칼럼을 쓰는 것만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고 스스로 많은 발전이 된 것 같아 그야 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윈-윈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물론 지극히 필자만의 생각이지만…. ㅎㅎㅎ.

그래도 일주일에 한번 이것도 일이라고 신경은 꽤 많이 쓰였다. 이번 주에는 누구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쓸까 아님 연예인 이야기 말고 이번 주는 어떤 뉴스가 화제인가 나름 인터넷서핑도 해보고 이런 저런 생각에 솔직히 조두(새대가리) 뽀사지는 줄 알았다.


거기에다 매주 화요일 오전까지라는 일주일의 기한에 있는데도 늘 원고는 화요일 오전에 딱 맞추어서 들어간다. 미리 써 놓으면 어디 원고가 날아가는지 없어지는지 꼭 당일치기를 해 대니, 여기서 여러분들은 학창시절에 필자가 얼마나 공부를 잘 했는지(?) 대강 짐작이 갈 것이다.

대부분의 학업성적이 우수한 우등생들은 시험을 앞두고는 거의 정리만 하고 평소에 공부를 하는데 우리 같은 인종은 평소에 팡팡 놀다가 시험 당일 날 머리에서 불이 날 정도로 벼락치기 공부를 한다. 이러하니 우등생들이 하는 말 중에 가장 재수 없는 말이 바로 '저는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다.

그 말을 들으면 괜히 오장육부 혈관에서 피가 멈추는 듯 한다. 세상에서 제일하기 어려운 것을 저리 쉽게 말하다니….

어찌됐든 당일치기라도 써서 제출해보니, 또 창작의 고통을 느끼는 작가의 심정을 오백만 분의 일 정도 세발의 피정도 아주 조금은 알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무언가를 새롭게 글로 만들어 내는 일종의 두뇌제작소인데 재료는 거의 들어가는 것이 없는데 뇌세포가 하나 둘씩 소멸되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다시 한 번 미천한 이 글을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2012년에도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늘 행복 하십시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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