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원의 개그야그] 아듀~ 칼럼을 마치며
스포츠조선에서 이 칼럼을 연재한 지 벌써 2년 가까이 됐다. 이 글이 진짜 끝이라고 생각하니 그 동안의 미운 정 고운 정을 떠나서 마냥 서운하다. 그게 바로 사람심리인 것 같다. 그래서 끝이라는 단어는 좋지 않은 모양이다. 게다가 자신이 힘들다고 안 하겠다고 했으면서도…. ㅎㅎㅎ.
고사를 거듭하다 그럼 한 3개월만 써보고 이야기 꺼리가 없다면 내리자는 제안에 한번 해 볼까하는 필자의 막무가내식 도전의식이 발동이 되어 지금 이 시간 2년여까지 오게 된 것이다. 덕분에 자신이 상당히 대견스럽고 과연 내가 맞나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여하튼 여러모로 필자 자신에게는 일주일에 한 번 이 칼럼을 쓰는 것만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고 스스로 많은 발전이 된 것 같아 그야 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윈-윈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물론 지극히 필자만의 생각이지만…. ㅎㅎㅎ.
그래도 일주일에 한번 이것도 일이라고 신경은 꽤 많이 쓰였다. 이번 주에는 누구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쓸까 아님 연예인 이야기 말고 이번 주는 어떤 뉴스가 화제인가 나름 인터넷서핑도 해보고 이런 저런 생각에 솔직히 조두(새대가리) 뽀사지는 줄 알았다.
거기에다 매주 화요일 오전까지라는 일주일의 기한에 있는데도 늘 원고는 화요일 오전에 딱 맞추어서 들어간다. 미리 써 놓으면 어디 원고가 날아가는지 없어지는지 꼭 당일치기를 해 대니, 여기서 여러분들은 학창시절에 필자가 얼마나 공부를 잘 했는지(?) 대강 짐작이 갈 것이다.
대부분의 학업성적이 우수한 우등생들은 시험을 앞두고는 거의 정리만 하고 평소에 공부를 하는데 우리 같은 인종은 평소에 팡팡 놀다가 시험 당일 날 머리에서 불이 날 정도로 벼락치기 공부를 한다. 이러하니 우등생들이 하는 말 중에 가장 재수 없는 말이 바로 '저는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다.
그 말을 들으면 괜히 오장육부 혈관에서 피가 멈추는 듯 한다. 세상에서 제일하기 어려운 것을 저리 쉽게 말하다니….
어찌됐든 당일치기라도 써서 제출해보니, 또 창작의 고통을 느끼는 작가의 심정을 오백만 분의 일 정도 세발의 피정도 아주 조금은 알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무언가를 새롭게 글로 만들어 내는 일종의 두뇌제작소인데 재료는 거의 들어가는 것이 없는데 뇌세포가 하나 둘씩 소멸되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다시 한 번 미천한 이 글을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2012년에도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늘 행복 하십시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