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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 프로그램의 심사 기준이 변하고 있다.
'위대한 탄생'은 멘토제가 특징이다. 멘토들이 멘토스쿨을 통해 지도할 멘티들을 직접 선발한다. 그러다 보니 멘토들이 손수 키워보고 싶은 참가자가 누구인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최근 방송된 '위대한 탄생2'의 위대한 캠프에서 뛰어난 실력을 뽐냈던 참가자들이 다수 탈락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멘토들은 "변화의 여지가 적다"며 일부 참가자들을 선택하길 꺼렸다. 반대로 김경주, 50kg 등 앞으로의 가능성을 인정 받은 참가자들은 패자 부활 끝에 극적으로 멘토 스쿨에 합류할 수 있었다.
이 프로그램의 심사위원으로 출연 중인 박진영은 지난달 24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심사를 보면서 가장 많이 한 말이 '노래를 정말 잘하시는데 죄송합니다. 불합격입니다'와 '노래를 정말 못하는데 합격입니다'였다"며 "기성 가수의 습관이 있는 사람은 다 떨어졌다. 또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자신의 목소리가 아니면 떨어졌다. 시청자들이 보시면 놀라실 거다"라고 밝혔다.
또 4일 방송에서 양현석은 박진영이 불합격 판정을 한 외국인 참가자에 대해 "원석을 발견했다. 아마추어 같지만 가능성이 많아 보였다. 프로그램을 하는 동안 이 친구를 책임지고 만들어보고 싶다"고 평했다. 당장 얼마나 완성된 노래실력을 가지고 있느냐보다 성장 가능성과 개성을 보겠다는 것.
오디션 프로그램의 심사 기준이 이처럼 '확' 바뀌고 있는 이유가 뭘까?
한 방송 관계자는 "일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참가자라 하더라도 당장 기존 가수들과 경쟁을 펼치기엔 모자란 부분이 있다"며 "조금 실력이 떨어지더라도 기성 가수들과 전혀 다른 색깔을 가진 백지상태의 참가자를 뽑는 것이 제작자의 입장에선 먼 미래를 위해 더 낫다. 잘못된 버릇이 몸에 배어 있는 참가자를 기피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초창기엔 오디션 프로그램 우승 자체가 중요한 목적이었다. 하지만 이젠 가수 생활을 시작하기 위한 하나의 단계일 뿐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우승보다 이후 어떤 트레이닝을 받고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어설프게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낫다." 요즘 오디션 프로그램의 심사 기준을 대신 설명해주는 말이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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