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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유재석을 이을 '국민MC'가 탄생하려면 예능인들의 활동무대가 더 넓어져야 할 것이다."
'나는 가수다'에는 박명수 지상렬 등 예능인들이 출연하고 있지만 프로그램 성격상 이들이 돋보이는 경우는 드물다. KBS2 '불후의 명곡2'에서도 신동엽과 김구라가 MC로 나서지만 노래 경연이라는 컨셉트상 이들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 MBC '우리들의 일밤-바람에 실려'도 가수인 임재범 위주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여기에 김영호, 이준혁 등 배우들까지 가세했다. 젊은층으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MBC '우리 결혼했어요' 출연 커플도 모두 가수와 연기자들이다. 박미선 박휘순 등이 스튜디오에 등장하지만 분량이 많지 않다. KBS2 '승승장구'는 배우 김승우가 메인 MC이고, SBS '강심장'은 연기와 가수 활동을 병행하는 이승기가 단독 진행을 맡고 있다.
리얼 버라이어티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무한도전'만이 길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이 전문 예능인으로 활동할 뿐, '1박2일' '남자의 자격' 등은 상당수 가수와 연기자, 아나운서, 스포츠 스타 등 비예능인으로 구성돼 있다. 가을 개편과 함께 부활하는 KBS2 '청춘불패2'는 아이돌 여자 가수들로 채워진다. 유재석이 출연하는 '런닝맨'도 김종국, 개리, 송지효, 이광수 등 가수 혹은 연기자들이 활약하고 있다. 개그맨 출신으로 전문 예능인을 꿈꾸는 이들이 설 자리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전문 MC군단이 설 수 있는 무대가 좁아짐으로써 이들을 대체할 만한 스타 MC들이 나올 가능성이 점차 희박해보인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한 예능 관계자는 "개그맨들이 '개그콘서트' 같은 무대를 떠난 뒤 버라이어티 분야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령해야 강호동, 유재석을 이을 차세대 MC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며 "그러나 요즘 같아서는 그와 같은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개그콘서트'를 포함해 '코미디 빅리그' '웃고 또 웃고' 등이 좋은 반응을 일으키면서 코미디 전성기가 다시 도래했다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개그맨들이 활동폭을 넓힐 수 있는, 버라이어티 진입로 또한 확장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신인 개그맨들이 계속해서 양성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비예능인의 예능점령 현상은 결국 예능 프로그램의 불균형으로 이어져 '제2의 강호동-유재석'의 탄생을 막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전문 예능 MC를 키워낼 수 있는 방송 환경이 절실해 보인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