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봉원의 개그야그] 기회를 잡아라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1-11-01 13:38 | 최종수정 2011-11-01 13:39


흔히들 인생에서 세 번의 기회는 온다고 한다. 그런데 그 기회가 기회인 줄 알고 잡아내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전혀 모르고 무심히 날려버리는 사람이 상당히 많다고 한다.

필자는 어느 쪽에 해당할까…. 거의 다 소진했거나 아님 위안으로나마 한 번 정도 남아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회가 왔을 때는 반드시 잡아야 한다. 인생은 어찌 보면 야구 경기를 보는 듯하다. 경기가 끝나고 복기하면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

정확히 야구도 9회 동안 찬스가 대략 세 번 정도 오게 되어있다. 그런데 그 찬스를 이어나가 성공하고 득점하면 다음 회에 위기가 오질 않지만, 찬스 때에 이어나가질 못하면 다음 이닝에 고비가 찾아오고, 그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점수를 주면 결국 지고 만다.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또한 야구에서는 경기를 위해서 자기가 희생할 때는 반드시 해줘야만 하는 희생 번트나 희생 플라이가 있고, 또한 한번 도전해 보는 작전야구 즉 히트 앤 런(치고 달리기)나 런 앤 히트(달리고 치기)가 있다. 물론 이 작전에는 위험이 따른다. 하지만 성공시에는 그만한 보상이 주어진다.

한국시리즈가 4승 1패로 끝났지만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었다.

마지막 5차전은 SK에게는 두고두고 아쉬운 경기였다. 찬스는 SK에게 세 번 정도 찾아왔고 삼성에게는 이렇다 할 찬스도 없었지만 경기는 삼성의 1대 0 승리로 끝났다.

여러 번의 득점 찬스를 무산시켜버리고 잠깐 방심한 실투 하나가 홈런으로 연결되어 결국 그 점수하나로 승리를 헌납한 것이다. 바로 이것이다.


찬스가 오면 무슨 수를 쓰던지 잡아내어야 한다. 그것을 잡지 못하니 바로 고난이 닥치고 아픔이 따르는, 지극히 평범한 진실이다.

마지막 경기에서 이만수감독대행의 허탈한 표정은 잊을 수가 없다.

늘 일어나서 흥분을 가라앉히질 못하고 경기를 지켜보던 이 감독대행이 여러 번의 찬스가 삼진 또는 병살타로 이어지자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의자에 털썩 앉는 모습이란…. 정말이지 '아! 이것이 인생이구나'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주었다.

야구 안에는 여러 인생이 숨어있다.

5차전처럼 내내 별 진전도 없이 발전도 없이 그냥 저냥 있다가 홈런 한 방으로 끝을 내는 로또 같은 인생도 있고, 찬스때 마다 1점씩 1점씩 벌고 고비 때는 중간계투, 마무리를 잘 활용해서 조금씩 아껴 실점해서 결국은 4대3 내지는 3대2로 이기는 경기들이 보통 사람들의 인생과 비슷하다.

그리고 투타가 안정이 되어야 강팀이고 우승할 수가 있다. 그런 면에서는 삼성이 8개 구단 중 가장 투타가 안정이 되어있어 이미 한국시리즈 전에 전문가들은 우승후보로 예상하고 있었다.

비교하자면 타격은 남편이고 투수 쪽은 부인이라고 보면 되겠다.

남편이 안타를 많이 치고 홈런을 쳐서 점수를 내어 즉 돈을 많이 벌어다 주면, 투수 즉 부인 쪽은 그것을 운영을 잘해 최소한의 실점 다시 말해 소비를 줄여서 살림을 해야 가계가 돌아가는 것이고 궁극에는 승리 곧 부자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벌어오는 족족 실점하거나, 버는 것은 별로 없으면서 쓰기만 하면 이런 살림은 거덜날 수 밖에 없고 가난할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올해 삼성은 최고의 살림꾼 조강지처 오승환 '주부'의 알뜰살림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시즌 내내 돈 한 푼 안 쓰더니 온 가족이 다 모인 종친회에서도 살림을 똑소리 나게 해서 올해 드디어 5년만에 큰집 장만을 하게 된 것이다. 이쯤 되니 그 어떤 집도 이 집의 막내며느리를 예뻐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고 이쪽저쪽에서 러브콜을 보내는 것이다.

이렇듯 야구는 인생이다. 찬스가 오면 잡고 아껴 쓰면 누구나 부자가 되는 것이다.

근데 누가 누구에게 이런 얘기를 하냐구요? 죄송합니다….ㅜ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