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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연기를 하면 배역에 깊이 빠지는 스타일이다. '로열 패밀리'를 마치고 극단적인 생각을 한 적도 있다." 기자를 깜짝 놀라게한 배우 지성의 말이다. SBS 수목극 '보스를 지켜라'(이하 보스)를 마친 지성은 인터뷰에서 당시 자신의 기분을 이같이 설명했다.
이 말과 함께 기자에게 보여준 사진 한장. 사진은 프랑스 오베르 마을에 들렸을 당시 고흐가 살던 방을 촬영한 것이었다. 천정에 뚫린 창과 덩그렇게 놓인 의자 하나가 당시 지성의 기분을 그대로 설명해준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사진을 매니저에게 보여주니 깜짝 놀라더라고요.(웃음)"
이런 기분을 빠져 나오게 해준 드라마가 바로 '보스'다. "'보스'는 이랬던 저를 치유해준 드라마예요. 촬영 들어가기 전에 대본을 읽으면서부터 차지헌 캐릭터를 연기할 생각에 설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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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 마지막신 촬영에서 지성은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최강희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엔딩신이 비가 내리는 길에서 우산을 쓰고 함께 걸어가는 장면이었어요. 함께 우산을 쓰고 '스탠바이' 하면서 '강희야 고마워' 했죠." 당시 지성은 눈시울까지 붉혔다. "(최)강희에게 4차원이라고 많이들 하는데 그 의미는 잘 모르겠고 보통 사람이 봤을때는 '저런 삶도 있구나' 할 것 같아요. 배우로서 봤을 때는 정말 좋은 감성을 지낸 친구죠. 여배우가 아픈 연기를 진짜 아프게 만들어서 하고 눈물 연기도 진짜 눈물을 흘리거든요."
신드롬을 만들었던 박영규와의 연기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아들에 대한 아픔이 있는 분이시잖아요. 제가 아들 역할을 하는데 저를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시는지 느껴지더라고요. 포옹신을 촬영할 때는 가슴이 찡하고 자연스럽게 눈물이 차오르더라고요. 중반 넘어서는 서로 눈만 봐도 어떤 마음인지 알았어요."
'보스' 포에버 정신
배우 뿐 아니라 스태프들도 기억에 남는 작품이 '보스'다. "손정현 감독님이 자주 외치는 것이 바로 '포에버 정신'이에요. 배우들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일이 많지만 스태프들은 별로 없잖아요. '보스'팀은 회식을 하면 스태프건 배우건 모두 '3분 스피치'를 해요.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거죠. 그리고 'OOO(이름) 포에버!'를 외치는 법칙이 있어요. 조명 막내, 연출부 막내까지 예외가 없죠. 그러니 팀워크가 안좋을 수 있겠어요."
극중 차지헌은 이리저리 많이도 뛰어다니는 캐릭터였다. "박영규 선생님이 '쟤 저래도 돼?'라고 할 정도로 열심히 뛰어다녔죠. 카메라 감독님에게 '저 막 움직일거예요.'라고 선포를 하고 촬영에 들어갔어요. 촬영감독님도 '전투태세'가 되는거죠. 고생을 많이 하셨는데도 열심히 촬영해주시니까 배우는 힘이 나죠."
지성에게 2011년은 어떤 때보다 바쁜 한 해였다. 드라마 두편을 연달아 했으니 말이다. "솔직히 연달아 두편을 하는 것은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무리가 있어요. 하지만 '보스'를 선택한 것은 후회 없이 너무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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