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서연의 S다이어리] 애인있는 주부들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1-10-12 11:04


J는 21살 된 아들을 둔 주부다. 그녀의 남편은 몇 번 가게를 차렸지만 하는 족족 말아먹었다. 아들이 부모 몰래 학교를 그만두고, 껄렁한 친구들과 어울리던 중 겨우 열 다섯 살 된 여자애를 임신시켰을 때, 처음 아들의 돌상을 준비하며 '서울대 출신의 판사'로 키우겠다던 J의 야심찬 꿈은 깨어졌다. J는 종종 술을 마셨고 직장에서도 일 안 하고 뺀질하게 구는 말년차가 되었다.

그녀는 술친구 상대를 가리지 않았다. 직업의 특성상, 또 여자들이 술을 싫어하기도 해서 대개 남자 직장 동료들과 술을 마시곤 했다. 한번 마시면 필름이 끊기도록 마시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숙직실에서 한 남자 직원과 코가 비뚤어지도록 마시고 몸도 못 가눌 정도로 방바닥에 엎어졌을 때 남자 직원이 허리벨트를 풀며 올라탔다. 한번도 이성으로 생각해보지도 않은 놈이었다. 거부하고 싶었지만 몸도 안 움직였다. 남자같지도 않은 남편, 속만 썩이는 아들, 지금 실수한다고 해서 미래의 사돈에게 부끄러울 일도 없다. 바보같은 남편에게 미안한 것도 없다. 아니, 차라리 속 시원하다.

J는 순간 이 남자의 몸을 원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래서 자신 있게 다리를 벌렸다. 정말 놀랍게도 그녀는 지금까지 한 번도 느낄 수 없었던 인생의 재미를 그때 알게 되었다. 세상 사는 게 정말 즐거울 일이 하나도 없는데 이 밝히는 수놈이 그녀를 즐겁게 해줬다.

그 이후로 J는 술만 먹으면 술친구와 섹스를 나누는 것이 버릇이 되었다. 때로 그녀와 자고 싶은 남자들이 일부러 술을 마시자고 꼬드기기도 했다. 사내놈들은 실컷 재미를 보고 나서는 술김에 아무 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모른척하기 일쑤였다. 상관 없었다. 가끔 남편에게 들켜 눈두덩이 시퍼렇게 될 정도로 두들겨 맞았지만 한번 맛본 인생의 재미를 어찌 그만두겠는가. 그녀의 남편은 직업이 없어 성질대로 이혼도 못한다.

비슷한 또래의 K도 최근 애인이 생겼다. K의 남편은 한글조차 쓸 줄 모르는 육체노동자다. 그래서 결혼할 때부터 집안 반대가 심한 걸, K가 억지로 우겨서 결혼했다. 남편은 정말 성적으로는 끝내주는 남자였다. 체격도 좋고 온몸이 근육질이다.

K는 처음 남편을 봤을 때 딱 자고 싶었다. 그렇게 자다가 가족들에게 들켜 가출하기도 했었다. 남편과의 관계는 매우 만족스러워 아들도 넷을 낳아 키웠다. 문제는 이 정력을 좋아하는 여자가 더 있었다. 남편은 업소 여자나 다방 종업원과 몇 번 살림을 차리기도 했다. 그래서 돈이 모이는 일이 없었다. 하루 벌어 하루 쓰고, 어떻게 생기는 돈은 못된 계집들이 다 가로채갔다.

K는 식당에서 설거지를 하며 애들 교육비와 생활비를 댔다. 그러는 동안 한때 미인이었던 K는 미모도 잃고, 몹시 야위어 해골같은 몰골이 되고 말았다. 그러던 어느 날 식당에 밥을 먹으러 온 한 남자와 인연이 됐다. 절에서 하산하고 속세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스님이었다. K는 그에게 끌렸다. K는 인생 한풀이를 할 겸 스님을 몰래 만났고, 이 스님도 해탈에 실패한 남자라 결국 어느 날은 사고를 치고 말았다.

주부에게 정조란 남편뿐만 아니라 가족을 위해 지키는 것이다. 가족들이 주부의 기대를 채워주지 않을 때 주부도 더 이상 자신의 소임을 다하지 않으려고 할지 모른다. 뒤늦게 애인이 생긴다고 해서 진짜 사랑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그저 그 순간에만 느껴지는 위로와 즐거움일 뿐이다. 그런 식으로 자신의 몸을 망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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