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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 한예슬, 에릭과 커플티 입고 첫 촬영 '집중 또 집중'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1-08-18 12:50


한예슬이 드라마 촬영에 복귀했다. KBS 드라마 '스파이명월'의 출연중 촬영을 거부하며 돌연 미국으로 출국했던 한예슬이 귀국후 18일 동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녹화에 참여 했다. 한예슬이 문정혁과 대본을 보고 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스파이 명월' 한예슬이 돌아온 촬영장은 여느 때와 다름 없는 분주한 움직임 속에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18일 오전 10시 서울 동교동의 한 카페에서는 나흘간 중단됐던 KBS2 '스파이 명월' 촬영이 재개됐다. 이날 촬영은 23일에 방송될 13회 장면 중 하나로 한예슬의 복귀 후 첫 촬영신이었다. 현장 스태프들은 이른 시겄터 장비를 카페 안으로 들여가는 등 촬영 준비에 여념이 없었고, 9시 40분 즈음 에릭과 장희진도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간단한 리허설 후 에릭과 장희진이 카페에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는 장면으로 촬영이 시작됐고, 이곳에서 4번째 신 촬영이 예정된 한예슬의 차량도 곧이어 도착했다.

하지만 한예슬은 취재진의 관심이 부담스러운 듯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예슬의 밴 차량은 현장 주면을 맴돌았고 매니저들이 바쁘게 오갔다. 그러다 10시 40분 즈음 한예슬은 밴이 아닌 검은색 에쿠스 차량을 이용, 취재진을 눈을 피해 지하주차장을 통해 기습적으로 카페 안으로 들어갔다. 최정예 요원 '스파이 명월'다운 깜짝 '잠입'이었다.

마침내 촬영장에 복귀한 한예슬은 가벼운 웃음과 함께 스태프들에게 "죄송하다"고 인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곤 '갈 길이 바쁜' 탓에 숨 돌릴 틈도 없이 리허설을 시작했다. 첫 촬영신은 공교롭게도 에릭과의 달콤한 데이트 장면이었다. 두 사람은 빨간색 체크무늬 커플티까지 맞춰 입고 있었다.

카페 테이블에 한예슬과 에릭이 마주 앉자 황인혁 PD도 정신 없이 바빠졌다. 대본을 보며 대사를 맞춰보는 한예슬과 에릭에게 촬영 장면을 설명하며 여러 디렉션을 내렸다. 한예슬은 다소 수척한 얼굴에 긴장감과 부담 탓인 듯 약간 굳은 표정이었지만, 힘든 상황 속에서도 연기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황인혁 PD는 이날 촬영에 앞서 스태프들에게 한예슬이 촬영장에 도착하면 따뜻하게 맞아주자고 다독이며 스태프들의 어깨를 두드리는 등 격려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속내까진 알 수 없지만 현장 분위기는 여느 때와 특별히 다르지 않다. 서로 잘해보자는 방향으로 분위기를 추스리는 것 같다. 우선 당장 촬영이 바쁘기 때문에 다들 힘을 내고 있다"고 전했다.

애초 한예슬은 현장에서 스태프들에게 사과의 인사를 전하기로 했다. 하지만 취재진과 주변을 오가는 사람들의 관심, 빠듯한 촬영 일정 때문에 전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모이는 점심 식사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현장의 관계자들은 전반적으로 크게 안도하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어제 한예슬이 제작사 대표와 함께 KBS에서 진심어린 사과와 촬영 복귀 의지를 밝혔으니 믿고 함께 가야 하지 않겠냐"면서 "드라마를 끝까지 책임감 있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한예슬은 그간 갈등을 빚어온 연출자에 대한 교체를 요구하며 '스파이 명월' 촬영을 거부한 뒤, 15일 돌연 미국 LA로 출국해 결방과 제작파행 사태를 빚었다. 16일 촬영장 복귀 의사를 밝힌 뒤 17일 오후 5시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왔고, 곧바로 KBS 드라마국 관계자들을 만나 진심어린 사과를 했다.

표면적으로는 양측의 갈등이 봉합되고 차질 없이 촬영이 진행됐다. 하지만 평온한 풍경 속에 순간순간 비치는 미묘한 긴장감만은 감출 수 없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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