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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조연' 조희봉 "내 이름은 스타다."

박종권 기자

기사입력 2011-08-18 09:28 | 최종수정 2011-08-18 09:30


연기자 조희봉이 영화 '블라인드'에서 자신의 이름으로 출연해 좋은 연기를 선보였다.
사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최근 연예계 전반에 불고 있는 '조연의 재발견'에 한 몫 차지하고 있는 연기파 배우 조희봉. 10일 개봉한 스릴러 영화 '블라인드'(감독 안상훈)에서도 여지없이 신 스틸러(scene stealer·작품에서 훌륭한 연기력으로 주연 이상으로 주목을 받은 조역)의 면모를 과시했다. 영화에서 조희봉은 시각장애인 목격자 수아(김하늘)와 10대 양아치 목격자 기섭(유승호)과 함께 살인범 검거에 앞장서는 서민적인 형사 조희봉 역으로 출연했다. 조희봉 본명이 곧 영화 속 캐릭터 이름인 재미있는 상황. 이름 때문인지 배우와 캐릭터가 구분이 안될 정도로 자연스럽고 리얼한 조희봉 연기를 선보였다.

"처음엔 저어했죠. 다른 이름을 찾으려고 많이 노력했는데, 결국 조희봉으로 결정했습니다. 좀 지나니까 잘 어울리고 편했더라고요. 영화를 보신 분들도 좋아하시고요."

조희봉이란 배우가 팬들의 눈에 띈 건 '원스 어폰 어 타임'에서 성동일과 환상 코믹 앙상블 연기를 선보이면서부터였다. 이후 영화 '홍길동의 후예' '베스트셀러', 드라마 '도망자 플랜 비' '추노' 등에서 강한 인상을 잇따라 남겼다. 게다가 배우의 이름은 한번 들으면 잊어버릴 수 없는 조희봉. 안상훈 감독 역시 조희봉이란 마력의 이름을 떨쳐버릴 수 없어 '블라인드'에 그대로 사용을 했다.

"재미있는 건 제 이름을 저를 받은 산부인과 의사가 지어주셨어요. 그 이름 때문에 어릴 때 놀림 많이 받았죠. 선생님이 출석부 부를 때 괜히 속 조리고, 많이 싫었죠. 별명이 조리퐁이었어요(웃음). '이름을 잘 못 지으면 아동 교육 상 안 좋구나'라고 생각하기도 했죠. 그런데 철들고부터는 제 이름이 정겹고 좋아서, 지금은 굉장히 만족합니다."

이름 때문에 학창시절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던 조희봉. 그런데 지금은 자신의 이름이 운명처럼 그를 배우의 길로 이끈 게 아닌가 생각한다.

"조(曺)는 성씨인데 무리란 뜻이기도 합니다. 빛날 희(熙)에 받들 봉(奉). 풀어보면 '무리가 받들어 빛난다'인데 그게 무엇이겠습니까? 바로 스타 아닙니까.(웃음)"

반짝반짝 빛나는 '스타'가 이름인 조희봉은 실제로는 잘나가는 스타가 아닌 배우를 천직으로 생각한다. 실제로 그는 서강대 경제학과 출신의 수재임에도 대학 때부터 연극에 뛰어들어 연기자의 길을 선택했다. 1997년부터 연극무대를 거쳐 2003년 영화 '싱글즈'로 정식 데뷔한 15년차 배우다. 지금은 확실한 연기파 조연배우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12월 늦깎이 새신랑이 된 조희봉은 결혼 후 전성기를 맞은 것처럼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블라인드' 개봉과 함께 MBC 아침 드라마 '당신 참 예쁘다'와 SBS 사극 '뿌리 깊은 나무', 영화 '페이스메이커'(감독 김달중)를 촬영하고 있다. 또 영화 '러브픽션'(감독 전계수)에 캐스팅돼 촬영을 앞두고 있다.


"12월에 결혼하고 일이 너무 많아졌어요. 집안의 경사죠(웃음). 결혼 후 마음이 편안해지기도 했지만, 좋은 책임감과 긴장감도 생겼어요. 새벽에 촬영 나간다고 하면 더 일찍 일어나서 아침밥 한다고 달그락거리는 거 보면, '나 때문에 고생이다'란 생각에 더 긴장하게 되요. 또 연기자로서 나를 찾고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연기자에게 그거보다 좋은 게 어디 있겠어요."

조희봉에게 '블라인드'는 결혼 후 대중에게 첫 공개하는 작품이다. 또 연기 인생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은 작품이기도 하다. 신혼의 기운을 받아 그의 이름처럼 '스타 배우'로 더욱 성장하는 작품으로 남길 기대한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사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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