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영화 밖에서 투견장을 만드는가?"
이예은 기자 yeeuney@sportschosun.com
(아래는 15일 발표된 김 감독의 성명서 전문)
한국 영화계에 고하는 김기덕감독의 외침
멀티플렉스의 의미가 뭔가? 여러 관에서 다양한 영화를 보자는 게 아닌가? 그런데 지금 우리 극장 문화가 그런가?
인터넷을 보면 수많은 사람들이 극장에 어렵게 갔는데 다른 영화가 없어서 할 수 없어 걸려있는 두 세 개 중에 하나의 영화를 본다고 한다. 외화 한국영화를 가리고 말하는 게 아니다. 알기로는 '퀵' 이라는 영화도 서로 경쟁하다 개봉일을 앞당길 걸로 알고 있다.
그 영화들이 사전 유료 시사로 잡은 극장들은 보통 저예산 영화들이 꿈도 꿀 수 없는 숫자이고 이건 분명히 잘못 되었고 그 안에서는 피해를 보는 영화들은 개봉 룰을 지키며 노심초사하는 작고 힘없는 영화들이다.
'소중한 날의 꿈'은 극장 수와 관객 수가 정말 가슴이 아플 지경이다. 그 영화 제작기간이 십 년이라는데 지금 사전 개봉하는 영화들이 그 정도로 고생했나? 풍산개도 영화 15도에서 얼어 죽기를 각오하고 찍었다.
이것은 문화의 일방적인 조종이고 결국 국민은 단순 문화의 노예로 가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도 영화인도 언론도 관객도 아무도 이 이상한 상황에 대해 관심을 갖거나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특히 당사자인 이름 있는 영화인들과 배우들이 이 심각한 사실을 외면한다. 그렇다면 그들도 그 줄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인가?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2200개 극장에 1400개, 60프로가 걸리는 것은 그 영화를 수출하는 미국도 안하는 걸로 알고 있고 알기론 미국에서도 10프로 좀 넘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 극장 규모보다 큰 제작비를 들었다면 아시아 또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해야지 이렇게 한국 극장을 독식하는 건 다른 중 저예산 영화의 씨를 말리는 것이다.
나의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문화를 즐기는 모든 사람에게 위험한 신호가 오고 있는 것이고 어느 순간 수술이 불가능해진다. 아무리 경제가 발전하고 입으로 잘 먹으면 뭐하나? 눈으로 귀로 마음으로 먹어야 할 문화의 양식이 부족하면 미래는 추해진다.
일부 언론이 성명서에 대해 개인의 인신공격성으로 기사를 쓰는데 불구경 하는 마음으로 쓰지 말고 다시 잘 읽어 보기 바란다. 분명히 진심으로 개봉을 축하했고 그들이 떠날 때 해체 된 '돌파구' 멤버를 다시 살려 달라는 부탁을 했다. 이것이 어떻게 인신공격인가. 그 뼈까지 아픈 감정을 조절하느라 수 없는 어둠과 싸우고 정말 진심으로 하는 말을 이렇게 비틀어도 되는가?
장훈 감독의 '고지전'이나 저의 '풍산개'나 우리 민족의 고통스런 전쟁의 아픔에 대한 것이다. 왜 영화 안에서 평화를 찾으려고 노력하는데 영화 밖에서는 투견장을 만드는가? 칸에서 '아리랑'을 본 사람이 '아리랑' 100분의 진정한 의미를 전한 사람이 있는가? 상을 준 일곱 명의 심사위원이 인신공격 상을 준 것인가? 당장 기자 시사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2011년 7월14일 김기덕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