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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질방에서 남자가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한다. 보통의 연인이라면 벌써 그 자리를 빠져 나왔을 것이다.
관객들은 웃음을 참지 못하는 데 이 세 사람만은 진지하다.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최루성 영화의 주인공들 저리 가라다.
연기가 욕심날 법 하다.
"조금 진지한 정극을 해야 해서 처음엔 어색하고 솔직히 부담도 됐어요. (신)보라가 연기를 잘하고 서로 호흡이 맞아 지금은 편안합니다. 만약 제안이 들어온다면 연기도 병행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어요."(송준근)
"'생활의 발견'을 하면서 연기도 재미가 있다는 걸 알았어요. 호흡을 맞추면서 자연스럽게 빠져드는 상황이 묘하더라구요. 그래도 아직은 '개콘' 무대가 좋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제 캐릭터를 살릴 수 있는 장르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신보라)
종업원 역할을 맡아 비중은 약하지만 신인 김기리의 포부는 남다르다.
"나름대로 설정이 디테일해요. 자장면 배달부일 때는 이어폰을 한쪽 귀에만 꽂고, 미용실 스태프일 때는 손등으로 물온도를 맞춰보는 식이에요." 그는 "당장은 그냥 묻히는 역할로 보이겠지만 상황에 충실하다보면 점차 존재감을 심어줄 것"이라며 "내 입으로 말하기 쑥스럽지만 내가 더 재밌다고 하는 분들도 계신다"며 껄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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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콘'의 모든 개그맨들이 걱정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코너의 운명, 장수 가능성이다.
"지금은 연인 컨셉트로만 가고 있지만 다양한 변주가 가능해요. 부모님과의 갈등, 친구에게 사기를 당하는 에피소드 등 다룰 수 있는 스토리가 많죠. 새로운 인물을 투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구요."(송준근)
"대사가 재밌어야 해요. 처음에는 극적인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 막장 드라마에서 나올 법한 대사들을 집어 넣었어요. '웃어라 동해야' 대본도 참고했죠. 그러나 지금은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일상적인 대화로 편하게 가고 있어요."(신보라)
이들이 생각하는 '생활의 발견'이란 뭘까. 송준근은 "소소한 일상을 진지한 상황 속에 녹여내는 것"이라고 말했고, 신보라는 "많은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경험한 이야기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삼겹살집 편을 준비할 때는 실제로 세 사람이 같이 사무실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으면서 아이디어를 냈어요. 말 그대로 '생활의 발견'이죠.(웃음)"(송준근)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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