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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개그맨 섭외는 PD권한" VS 개그맨들 "잘못된 영향력 행사"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1-06-10 16:13


사진출처=성민 미니홈피, 스포츠조선DB

프로그램 출연금지를 놓고 불거진 개그맨 성민, 스마일매니아 박승대 대표, SBS의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성민은 지난 8일 박승대와의 전화통화 내용까지 공개했다. 성민은 자신의 미니홈피에 "박승대 사장님에게 전화를 받은 후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사과부터 하시는게 순서 아니신가요? 조용히 해결? (중략) 공개사과 하세요. SBS에 신정관 CP님 또한 공개사과 하십시요"라고 주장했다. 지난 4일 성민이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선배개그맨으로 인해 억울하게 방송정지를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이후 4일만의 일.

이번 사태에 대한 SBS 측 입장은 간단하다. 개그맨 섭외 문제는 PD의 고유권한이라는 것. SBS의 한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나 "배우든 가수든 개그맨이든 자신의 프로그램에 어떤 인물을 쓰고 쓰지않고는 PD가 알아서 정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배우가 PD에게 찾아와 '왜 나를 뽑아주지 않느냐'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거론된 박승대는 지난해 10월 '웃찾사'가 폐지된 후 SBS 코미디와 어느 정도 선이 그어진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개그맨들 입장은 다르다. 개그 코너를 짜는 문제는 자신들의 생계와 직결돼 있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심각하다는 반응이다. SBS 공채 출신이자 성민의 동료 개그맨 A는 "나도 성민과 같은 상황에 놓여있다. 몇몇 동료 개그맨들도 성민과 같이 대학로 연습실에서 쫓겨난 상황"이라며 "하지만 많은 개그맨들이 자신에게 불똥이 튈까 쉬쉬하고 있다. 하지만 성민처럼 기회조차 박탈됐다면 상황은 다르다"고 안타까운 목소리를 냈다.

또 다른 동료 개그맨 B는 음모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B는 "박승대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지만 박승대와 엮여 있는 인물 C가 자신의 기획사를 통해 이번 프로그램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학로 연습실에서 C가 한 개그맨에게 '넌 그 프로그램 못해'라고 노골적으로 말하는 것도 봤다"고 귀띔했다.

KBS는 '개그콘서트'가 승승장구 중이고 신인개그맨들의 등용문 '개그스타'까지 활성화됐다. MBC는 '웃고 또 웃고'를 방송하며 코미디 프로그램의 명맥을 간신히 유지시키고 있다. 하지만 SBS는 현재 코미디 프로그램이 없고 기획이 진행중이다. 때문에 몇 개월동안 손을 놓고 있던 SBS 개그맨들은 이 프로그램에서 한 코너를 맡기 위해 혈안이 된 상태다.

방송관계자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묵혀뒀던 상처가 곪아 터진 것"이라는 반응이다. 그동안 쌓여왔던 개그맨들의 불만이 잘못된 방향으로 드러났다는 것. 하지만 시청자들은 이번 사태가 하루 빨리 정상화돼 제대로된 코미디를 보고 싶은 마음 뿐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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