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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김단비가 '김단비'다웠다. 그리고 우리은행은 승리를 거뒀다.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 우승을 차지한 후 박지현의 해외 진출과 최이샘, 박혜진의 FA 이적 등 주전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사실상 '김단비 원맨팀'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기존 선수인 이명관, 보상 선수 한엄지 등에 나츠키와 모모나 등 아시아쿼터 선수들이 합류했지만 김단비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었다. 김단비가 득점, 리바운드, 블록슛, 공헌도 등 어시스트 정도를 제외하곤 모든 부문 1위를 달리며 1라운드와 2라운드에서 압도적인 MVP를 차지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우리은행의 '명과 암'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 특유의 조직력과 수비의 힘으로 BNK에 이어 2위를 지키는 놀라운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김단비가 팔꿈치 부상으로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신한은행전에 나서지 못하며 WKBL 출범 이후 최초의 1쿼터 무득점이란 불명예 기록을 썼고, 후반기 첫 경기인 삼성생명전에서는 김단비가 복귀했지만 전반에 개인 무득점에 그칠만큼 여전히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는 사이 시즌 첫 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결국 이 위기를 헤쳐나갈 선수는 김단비 밖에 없었고, 에이스는 그 역할을 수행했다. 여기에 한엄지와 이명관도 공수에서 활약을 하며 뒤를 잘 받쳤다.
KB스타즈는 주 득점원인 강이슬과 나가타 모에의 슛 성공률이 워낙 떨어졌고, 직전 경기에서 선두 BNK를 잡아냈을 당시 15득점-8리바운드로 깜짝 활약을 펼쳤던 신인 송윤하가 우리은행의 강한 더블팀 수비에 철저히 막히면서 무득점에 그치는 등 경기 내내 끌려다니며 신한은행에 공동 4위 자리를 허용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