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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KCC 김동현(22)은 올 시즌 난데없는 애칭을 받았다. '털보 주니어'다.
김승기 감독의 현역 시절 애칭이 '터보 가드'였다. 강력한 파워를 바탕으로 질풍같은 골밑 돌파가 돋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디어데이 사회자는 '털보 주니어'라고 인식했고, 김동현의 별칭으로 굳어졌다.
서울 SK 오재현과 비슷한 위력을 보인다.
1m90의 88㎏의 김동현은 타고난 신체조건이 있다. 빠르고 강하다.
2021년 1라운드 9순위로 KCC에 입단했다.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이미 좋은 신체조건을 활용한 경기력은 인정을 받았다. 그러나 집중력과 마인드가 문제였다.
경기력은 들쭉날쭉했고, 공격은 무리한 돌파와 슈팅 셀렉션이 좋지 않았다. 경기 흐름을 읽는 능력이 떨어졌다. 수비도 마찬가지였다. 좋은 신체조건에 강한 수비력을 발휘할 수 있지만, 무리한 선택으로 기복있는 플레이를 보였다. 때문에 지난 시즌 잠재력은 무궁무진하지만, 실전에서 쓰기는 쉽지 않았다.
올 시즌, KBL은 강한 몸싸움을 권장하는 하드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김동현에게 기회가 왔다.
KCC는 송교창 최준용이 부상으로 빠진 상태였다.
김동현은 올 시즌 맹훈련을 소화했다. KCC 전창진 감독은 "김동현 특유의 강점이 있다. 올 시즌 발휘될 것"이라고 했다.
적중했다. 락 다운 디펜더로 위력을 발휘했다. 강력한 파워를 바탕으로 공격적 수비를 한다. 빠르고 강하기 때문에 쉽게 뚫리지 않는다. 오히려 김동현의 압박 수비가 먹힌다.
개막전에서 허 훈을 제대로 막아냈고, 고양 소노 이정현도 김동현의 압박에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당시 맞대결을 펼쳤던 소노 김승기 감독은 "김동현의 파워에 이정현이 약간 밀리는 모습이 보였다"고 평가했다.
실제 경기 내용이 그랬다. 이 경기에서 김동현은 3점슛을 성공시킨 뒤 벤치의 '아버지'를 향해 손가락 3개를 펴는 '3점 세리머니'를 하며 도발하기도 했다.
김동현은 팀의 핵심 수비수로 성장하고 있지만, KCC는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형들의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는 존재다. 워낙 통통 튄다. KCC에서 가장 'MZ스러운 선수'로 평가받는다. 29일 삼성전 수훈선수인 이호현은 "김동현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선수다. 수비와 리바운드에만 집중하라고 항상 얘기한다"고 웃었다.
전창진 감독도 "김동현에게 계속 쓴소리를 하고 있다. 지금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마음 속에 '이 정도면 괜찮겠지'라는 부분을 가진 선수다. 김동현은 지금 너무 잘하고 있지만,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