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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참가하는데 의의를 둘게요."
다른 리그보다 일찍 시즌이 끝난 바람에 휴식기가 길어진 게 되레 화근이다. 6강전부터 시작해 챔피언 '대업'을 달성하기까지 전력을 쏟았으니 손을 푹 놓았다. 사실 쉬는 게 쉬는 것도 아니었다. 허웅 최준용 송교창 등 주요 선수들은 각종 우승 행사, 인터뷰 등 쇄도하는 외부일정에 참가하느라 개인휴가도 며칠 누리지 못했다.
전창진 감독과 코치진은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필리핀 선수를 물색하기 위해 필리핀 출장을 다녀오기도 했다. 7일 밤 두바이로 출국하기 전까지 선수단이 제대로 모여 운동을 재개한 것은 3~4일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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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 드래곤플라이즈(일본), 샤흐다리 고르간(이란), 펠리타 자야(인도네시아)와 같은 B조에 편성됐다. 처음엔 펠리타 자야 정도는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유명 귀화선수 저스틴 브라운리가 펠리타 자야에서 아시아 쿼터로 뛰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미국 국적의 필리핀 귀화선수인 브라운리는 '필리핀 마이클 조던'이라 불리는 '괴물'같은 선수다. 작년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필리핀이 우승 후보 중국, 요르단을 물리치고 61년 만에 금메달을 획득하는데 일등공신이었다. 그동안 필리핀에 전지훈련을 갔던 국내 팀들이 상상을 초월하는 경기력을 목격하고 혀를 내둘렀던 공포의 대상이다. 결국 KCC는 전략을 수정했다고 한다. '20점차 이상 대패는 당하지 말자.'
두바이에 도착해서도 걱정이다. 조별리그 탈락 가능성이 농후한데, 일찍 집에 오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 조별리그가 끝나면 13일, 17일로 예정된 귀국 항공편을 변경해주느냐고 FIBA에 문의했더니 '혹시 비행기 빈 자리가 나오면 몰라도…'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졸지에 별 하는 일 없이 남의 4강 토너먼트나 구경하는 처지가 될지 모른다. 한국→두바이 탑승권도 제때 보내주지 못해 애를 태우다가 출국 전날인 6일이 돼서야 간신히 보내 줄 정도로 주최측의 대회 준비가 부실했던 터라 조기 귀국도 기대못하는 KCC다. KCC 관계자는 "정규 5위에서 최초의 챔피언 등극도 했는데…, 혹시 모른다. 4강 토너먼트까지 올라가서 대회 일정 다 채우고 예정대로 귀국하면 금상첨화"라며 '희망고문'을 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