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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고 정상영 회장님을 비롯, 모든 분들께 감사한다."
경기가 끝난 뒤 전 감독은 상기된 표정으로 주변의 모든 이들에게 공을 돌렸다. 자신이 힘들었던 시절을 떠올리면서도 그래도 꿋꿋하게 자신을 믿고, 지지해 준 '은인' 덕에 지금 이 자리에 서게 됐다는 마음의 표현이었다.
다음은 전 감독과 경기 후 인터뷰 일문일답 요지.
여러가지 생각이 많이 난다. 우선 5년 동안 옆에서 지켜 준 강양택 코치에게 고맙다. 내가 많이 의지하고, 나를 위해 많이 희생해 준 후배다. 나도 나이가 많은 편인데 강 코치도 만만치 않은 나이다. 나를 위해 너무 애를 썼다. 그동안 감사를 표시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꼭 하고 싶은 얘기였다. 이상민 코치도 이번 시즌이 팀에 합류해서 선수들과 가교 역할을 해줬고, 신명호 코치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트레이너, 스태프들 모두 고맙다. 유난히 부상 많았던 시즌이라 너무 고생 많았을 것이다. 뒤에서 묵묵히 일하는 친구들은 고생만 하고 자기 표현 할수 없는 현실 안타깝다. 그런 사람들이 없었다면 오늘의 우승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은혜를 베풀어주신 KCC 구단에 감사한다. 조금이라도 보답할 수 있다는 게 다행이다.
-제자였던 송영진 감독에게 전하고 싶은 얘기는.
송 감독, 정말 고생 많았다. 많은 경기를 해왔지만 송 감독을 이번에 적장으로 겪으면서 앞으로 가능성 있는 지도자라 생각한다. 이번 챔프전은 많은 공부가 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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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팀이란 별명은 여기 계신 분(기자들을 지칭)들이 만들어 준 것 아닌가(웃음). 나는 슈퍼팀이라고 말 한 적이 없다. 슈퍼팀이란 별명은 물론 힘든 게 많았다. 주변에거 우리가 지기를 바라는 것 같은 느낌도 받았다. 감독인 나로서는 상당히 마음이 좋지 않았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PO에서 우리 팀이 패한다고 하면 당연히 욕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햇다. 당연히 우승해야 한다는 게 선수들의 자존심이기도 했다. 지금의 전력으로 정규리그를 시작했다면 5위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부상 선수들이 회복해서 제대로 훈련에 모인 것이 PO 들어가기 4, 5일 전이었다. ?은 기간이지만 욕 먹지 않기 위해 자존심 지키기 위해 열심히 했다.
-이번 우승은 느낌이 다를 것 같다.
감독으로서 어렸을 때 우승을 했다. 오랜 시간 공백이었다. 그동안 챔프전에서 이기는 팀을 보면 너무 부럽더라. 막상 우승을 하고 나니 속은 기분 좋은데 겉으로 표현이 안되고…, 뭔가 착잡한 기분이다. 이번 우승은 상당히 남다르다. 여러분이 나를 잘 알다시피 감독직을 맡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KCC에서 불러주셨고, 돌아가신 (정상영)명예회장님과 아들이신 지금의 정 회장님도 기회를 주셨다. 명예회장님을 꼭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싶다. 은혜를 받은 것에 비해 미흡하지만 우승을 한 것만으로도 너무 다행이라 생각한다.
-부산 연고 프로팀으로는 27년 만에 우승이다.
오늘도 박형준 시장님이 오셨다. 우리가 정규 5위를 하는 바람에 홈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상당히 안타깝다. 팬들의 응원이 실력 외적인 힘을 발휘하게 만들었다. 많은 팬들이 챔프전에 찾아오는 일이 내년에도, 그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
수원=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