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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신한은행이 삼성생명을 눌렀다.
삼성생명은 주력들이 빠졌지만, 여전히 강하다.
키아나 스미스는 팀에 합류했지만, 아직까지 정상적 훈련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이주연도 무릎 십자인대 부상에서 회복했지만, 박신자컵 불참을 결정했다. 핵심 센터 배혜윤도 부상이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여전히 싸울 만한 전력을 가졌다. 대표팀에서 복귀한 이해란과 강유림이 윙 자원으로 강력하다. 신이슬 조수아가 백코트진이다. 스트레치형 빅맨 박혜미. 올 여름 기량이 부쩍 늘었다고 평가받는 김나연 등 매우 풍부한 선수층을 자랑한다.
신한은행은 풀 전력이다. 김소니아 김진영을 비롯해 신예 최대어로 평가받은 변소정이 있다. 신한은행이 미세하게 전력이 낫지만, 팽팽한 접전이 예상됐다.
삼성생명이 치고 나갔다. 신이슬이 돋보였다. 3점슛을 포함, 킬 패스를 뿌리면서 속공을 주도했다. 강유림과 이해란이 잘 달렸고, 2대2 공격도 예리했다. 단, 신한은행은 껍질을 깨고 나오려는 변소정이 '내실'을 챙겼다. 결정적 리바운드와 몸싸움으로 삼성생명의 흐름을 억제했다. 구 슬과 김소니아가 공격을 주도했지만, '언성 히로'는 변소정이었다.
변소정은 신한은행이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는 신예 최대어다. 삼성생명 이해란, 하나원큐 박소희와 함께 고교 시절 '빅3'로 꼽혔고, 3순위로 신한은행이 들어왔다. 이미 고교 시절부터 테크닉과 파워는 수준급이란 높은 평가를 얻었다. 신한은행 구나단 감독의 집중조련 속에서 수비력을 강화하면서 올 시즌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신한은행은 센터 김태연을 투입하며 미스매치를 만들었고, 효과적이었다. 결국 1쿼터 20-18, 2점 차 신한은행의 역전으로 끝났다.
삼성생명의 개개인은 매력적 기량을 가졌지만, 고비의 순간 강인함을 발휘하는 '코어'와 리더가 부족했다. 2쿼터 슈팅 난조에 시달렸다. 슈팅 셀렉션이 좋지 않았고, 외곽의 공격은 번번이 빗나갔다. 물론 번뜩이는 장면도 있었다. 이해란이 높이를 활용해 자유투를 연거푸 얻었다. 대표팀에 뽑힌 강유림도 인상적 오프 더 볼 움직임으로 기회를 창출했다. 단, 신한은행은 김소니아 구 슬의 드라이브 앤 킥을 앞세워 조직적 공격을 햇다. 팀동료의 찬스를 안정적으로 만들어냈다. 변소정의 공격 리바운드에 의한 득점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결국 2쿼터 종료 4.9초를 남기고 김소니아의 스틸을 변소정이 바스켓 카운트로 마무리. 신한은행이 35-31, 4점 차로 앞선 채 전반전을 마쳤다.
변소정이 전반에만 10득점, 6리바운드로 신한은행의 공수를 주도했다. 삼성생명은 전반 8득점, 5어시스트로 고군분투했다.
3쿼터 초반 삼성생명이 기세를 올렸다. 삼성생명의 블록슛. 조수아의 전광석화같은 속공 득점. 김단비의 스틸에 의한 신한은행의 U 파울.
단, 신한은행의 노련미가 이때 발휘됐다. 김지영의 바스켓 카운트와 김소니아의 득점. 삼성생명이 기세를 올릴 때마다, 흐름을 끊었다.
문제는 삼성생명의 골 결정력이었다. 이해란 신이슬 조수아 등이 골밑에서 찬스를 메이드 시키지 못했고, 강유림도 속공 실책을 범했다. 반면 신한은행은 변소정이 이해란에게 파울 자유투 2개를 얻어내면서 자유투 2득점. '내실'을 챙겼다.
3쿼터 4분39초를 남기고, 리바운드 다툼 중 신이슬이 크게 넘어졌다. 벤치로 들어갔다. 혼란한 틈을 신한은행은 놓치지 않았다. 조금씩 리드 폭을 벌려나갔다. 강계리와 변소정의 그림같은 백도어 컷인 득점이 나오면서 49-39, 10점 차까지 리드를 잡았다. 신이슬이 돌아왔다. 잇단 골밑돌파로 삼성생명의 공격 활로를 뚫었다. 단, 삼성생명은 3점 지원이 전혀 없었다. 3쿼터에만 4개의 슛이 모두 빗나갔다. 51-44, 7점 차의 신한은행 리드로 4쿼터가 끝났다.
후반에도 변소정의 보이지 않는 활약은 이어졌다. 4쿼터 초반 공격 리바운드 2개를 잡아냈다. 추격이 급한 삼성생명 입장에서는 흐름이 뚝뚝 끊어지는 플레이였다. 삼성생명은 4쿼터 중반 추격에 나섰지만, 신한은행 에이스 김소니아는 연속 득점을 몰아치면서 승부처를 지배했다. 4쿼터 5분을 남기고 61-48, 13점 차 신한은행의 리드. 변소정이 또 다시 공격 리바운드를 잡은 뒤 득점에 성공. 승패가 명확하게 갈라지는 순간이었다.
신한은행은 김소니아가 제 역할을 했다. 김지영 강계리 역시 로테이션을 돌면서 트랜지션과 수비에서 제 몫을 했다. 구 슬도 지난 시즌에 비해 신한은행의 시스템이 녹아드는 모습. 박신자컵에서 김진영이 부진하긴 하다. 하지만, 김진영까지 부활한다면 신한은행은 만만치 않은 전력을 구축할 수 있다.
삼성생명은 '재능 농구'가 여전히 좋다. 강유림과 신이슬은 여유가 있고, 주전으로 손색이 없는 플레이를 펼친다. 이해란과 조수아의 순간적 스피드는 확실히 위력적이다. 단, 결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예상 이상의 시너지는 없다. 많은 보강이 이뤄졌지만, 몸싸움에서 신한은행에게 미세하게 밀리는 모습. 게다가 조수아 이해란은 슈팅 효율이 2% 부족했다. 삼성생명은 주력들이 돌아오지만, 시즌 초반 완전치 않다. 결국 박신자컵에서 뛰는 선수들이 일정 정도의 역할을 해야 한다. 충분히 기대가 되지만, '숙제'도 남아있는 삼성생명의 '재능 농구'였다. 청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