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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혜윤은 삼성생명의 주장이자 공수의 핵심이다.
하지만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차라리 배혜윤이 있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조심성이 지나쳐 '엄살'을 떤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 위 감독이지만, 결코 허투루 말한 것은 아니다.
지난달 25일과 28일 연속으로 맞붙은 삼성생명과 KB스타즈의 경기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25일 경기에서도 배혜윤이 부상으로 코트에 나서지 못했지만, 삼성생명의 젊은 선수들은 KB스타즈를 무섭게 몰아세웠다. 박지수가 버티고 있는 골밑 공격을 거의 포기했지만, 강유림 신이슬 이명관 김단비 등 4명의 선수가 11개의 3점포를 합작하며 4쿼터 중반까지 앞서갈 정도였다.
반면 배혜윤이 복귀한 28일 경기에선 21점차로 크게 졌다. 배혜윤이 박지수에 압도적으로 눌린 탓도 있지만, 워낙 많이 만난 상대이기에 공략에 대한 일종의 '계산'이 선다는 얘기라 할 수 있다. 또 우리은행 주전들의 평균 연령이 6개팀 중 최고령이라는 점도 노련미에선 타 팀을 능가하지만, 강한 체력과 스피드를 앞세운 젊은 선수들의 패기에 고전할 수 있다는 걱정과 함께 주전 중 막내인 박지현이 이날 발목 부상으로 나서지 못하는 어려운 상황도 함께 담겨 있었다.
급기야 우리은행은 3쿼터에 역전을 허용했다. 삼성생명은 후반 시작 후 강유림의 연속 3점포에다 이해란과 김한비의 과감한 돌파에 이은 레이업슛, 신이슬의 연속 3점포를 한데 묶어 3쿼터에만 무려 26득점을 쏟아부으며 55-47로 다시 달아났다. 리바운드 싸움에서도 12-5의 일방적인 우세.
결국 이는 뒤집히지 않았다. 삼성생명은 57-55까지 쫓겼지만, 이후 이날의 히로인이 이해란과 조수아, 강유림이 연속으로 2점포를 보태며 69대58로 승리, 6연패 위기에서 탈출하며 다시 단독 3위로 올라섰다. 이해란이 22득점-12리바운드, 강유림 19득점, 조수아 12득점-11리바운드로 승리를 합작했다.
아산=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