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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데이원스포츠의 불성실 태도에 끌려다닐 수 없다.'
KBL은 11일 오전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제28기 제2차 이사회를 개최하고 데이원스포츠의 가입금 미납과 관련해 논의했다. 이사회 의결 내용은 주변의 예상보다 강경했다.
KBL은 데이원스포츠가 가입금 15억원 가운데 미납 1차분(5억원)을 오는 13일 낮 12시까지 입금하지 않을 경우 정규경기 출전을 불허하기로 했다. 2022∼2023시즌이 9개 구단 체제로 가는 한이 있더라도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최후 통첩이다. 가입금 형식의 특별회비는 프로축구, 야구 등과 마찬가지로 신생팀이 진입할 경우 필수적으로 내야 하는 분담금이다.
이사회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캐롯을 제외한 9개 구단 단장들 사이에서 이번에 끌려가기 시작하면 앞으로 계속 끌려다닐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면서 "데이원스포츠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태도를 보인 것은 그동안 KBL를 지탱해 온 타 구단에 대한 예의가 아닐 뿐더러 KBL 리그를 존중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이원스포츠는 9월 24일쯤 KBL에 연락해 '주말과 개천절 연휴가 끼어 있다'는 등의 이유로 연휴가 끝나는 10월 4일 납부하겠다고 했다. 이후 10월 4일이 되자 데이원스포츠는 7일까지로 또 연기를 요청했다. 이에 KBL은 구두 약속이 아닌 문서를 제출할 것으로 요구했고, 데이원스포츠는 '요청서' 형식의 공문을 제출했다.
데이원스포츠는 두 번째 연기한 7일이 임박하자 당초 예정일 기준 1개월 연기(10월 30일까지)의 내용을 담은 요청서를 냈다. 결국 그간 알려진 대로 10월 7일 1차분 납기일을 30일까지 연기한 것이 아니라 세 번째 연기였던 것이다. 자꾸 연기를 거듭하는 데이원스포츠는 이미 신뢰를 상실한 상황. 여기에 이날 이사회 현장에서도 데이원스포츠는 신뢰를 주지 못했다.
왜 약속을 지키지 못했는지, 향후 자금 조달 계획 등 이사들을 설득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근거있는 사정 설명과 양해를 호소해도 모자랄 판국에 데이원스포츠는 두루뭉술한 설명으로 이사들의 불안감만 키웠다고 한다.
데이원스포츠의 재무담당 대표이사는 "자금 조달에 다소 차질이 생겼다. 10월 30일까지는 꼭 납부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을 뿐이다. 10월 30일을 또 어겼을 시 어떻게, 누가 책임지겠다는 등의 책임있는 대책이 부족했다.
결국 막내 회원사 데이원스포츠는 다른 동업자들의 마음을 사는데 실패했고, 승인 과정에서 불거졌던 구단 운영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만 키운 꼴이 됐다. 이사회 관계자들은 '13일 최후 통첩'에 대해 9구단 체제의 파행이 아니라 리그를 지키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강조했다. 10월 30일이 돼서 최악의 사태가 발생해 리그 도중 1개 팀이 빠지는 것보다 차라리 리그 시작 전에 정리하고 가는 게 더 안정적이라는 것. 여기에 모기업 대우조선해양건설이 지급보증을 한 만큼 데이원스포츠의 농구단 운영 의지를 이번 기회에 검증하겠다는 포석도 있다.
한편 캐롯 구단 측은 이날 2022∼2023시즌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13일까지 1차분 납부를 마치고 선수단의 동요를 예방하겠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