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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의 매각 작업이 마침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스포츠조선이 단독 보도(4월 27일)한 이후 오리온과 인수 희망자 측이 매각-인수 추진 사실을 뒤늦게 시인하면서부터다. 이로써 양측의 마무리 협상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조선은 박성규 오리온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 겸 구단 단장을 상대로 최종 확인 취재에 들어갔으나 묵묵부답이었다. 그러던 중 결정적인 정보를 입수했다. 인수 작업에 관여하는 핵심 관계자가 "무산설은 금시초문이다. 저쪽(데이원자산운용을 지칭)에서 알아서 할텐데"라고 말했다. 매각-인수 추진 '팩트'를 간접 시인한 셈이다.
이에 스포츠조선은 지난 4월 27일 '대우조선해양건설 등 한국테크놀로지 관계사 측이 오리온 구단 인수 추진'을 최초 보도했다. 이후 대우조선해양건설측이 이를 부인하는 보도자료를 내면서 '진실게임'으로 확산되는 듯했다. 하지만 오리온 구단은 28일 저녁 선수단과 시즌 납회식을 하게 되면서 더이상 숨길 수가 없었다. 결국 29일 오전 정확한 답변을 요청해왔던 스포츠조선에 연락해 "농구단 매각 협상을 진행중인 것은 맞다. 연고지는 고양을 유지한다는 큰 원칙에 동의한 상태"라고 뒤늦게 시인했다.
이어 같은 날 오후에는 데이원자산운용이 "오리온구단 인수 협의 과정에 있다"고 공식화했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여전히 무관함을 강조하지만 업계에서는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홀딩스 산하 지배구조를 보면 한국테크놀로지, 대우조선해양건설, 데이원자산운용은 사실상 한몸이기 때문이다.
스포츠조선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조회한 결과, 한국인베스트뱅크가 대우조선해양건설 지분 96.02%를 보유한 최대주주인데, 한국인베스트뱅크의 100% 지분을 한국테크놀로지가 갖고 있다. 한국테크놀로지는 지난 25일 이사회를 열고 한국인베스트뱅크의 흡수 합병(5월30일까지)을 공시한 바 있다. 그런가 하면 데이원자산운용은 100% 지분을 보유한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종속기업(자회사)이다. 한국테크놀로지와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주소지가 '서울시 중구 소월로2길 30 남산트라팰리스타워'로 같은 건물을 쓰고 있고, 인력 교류도 하고 있다.
결국 오리온 인수 작업에 직접 나서지 않았다 뿐이지, 향후 구단 운영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이름을 올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데이원자산운용은 인수 작업 공식화와 함께 인수 실무팀 직원을 증원하는 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데이원자산운용 관계자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프로스포츠단 운영 계획을 마련중이다. 최종 인수 계약이 완성되면 추가 발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오리온 구단 발표와 달리 연고지를 포함해 팀명칭 등 아직 세부적인 구상이 확정된 것은 없다고도 했다.
"협상은 큰 차질없이 진행중이고, 5월 챔피언결정전이 끝나면 FA(자유계약선수)시장이 열리는 것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혀 FA시장을 전후 해 마무리 그림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허 재 대표 내정자 등 관계자들이 FA를 포함한 선수단 구성의 초안을 잡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제 한국농구연맹(KBL) 원년(1997년) 구단으로 창단한 농구단 '오리온'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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