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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원점 KGCvsKT 4강, 이상기류가 흐른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22-04-24 14:51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누구든) 1차전 이기는 팀이 3연승 할 것". "이거 안 통하면 끝이다. 패배 인정하겠다."

지난 21일, 안양 KGC 김승기 감독은 수원 KT와의 '2021~2022 KGC 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을 앞두고 이처럼 말했다. 김 감독은 이날 1차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객관적인 전력상 KGC가 밀리기 때문에 기선제압에 실패하면 시리즈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깜짝 스타팅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가드를 빼고, 5명 전원을 포워드-센터로 채우며 '배수의 진'을 쳤다.

결과적으로 김 감독의 이런 '배수의 진' 플랜은 실패했다. KGC는 1차전에서 투지를 보여줬지만, 86대89로 졌다. '김 감독의 말대로'라면 이 결과가 나온 시점에서 두 팀의 4강 플레이오프는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다. 파격적인 변칙 작전까지 동원해도 안되는 결과를 어떻게 뒤집을 수 있을 것인가. 가뜩이나 상대 KT는 정규리그 종료 후 보름 가량 휴식을 취하며 전력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상태.

반면 KGC는 정규리그-6강 PO를 거치며 데미지가 너무 많이 누적돼 있었다. 외국인 선수 오마리 스펠맨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졌고, 변준형, 오세근도 발목 상태가 좋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KT가 손쉽게 결승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1차전 이후 대세를 이뤘다.

그러나 '원사이드 시리즈'가 될 것만 같던 'KT vs KGC 세미파이널'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이상기류는 사실 1차전 때도 희미하게 감지되긴 했다. 그 이상기류는 2차전에서 실체화됐다. 맥없이 주저앉을 듯 하던 KGC는 23일 수원에서 열린 2차전에서 오히려 90대78로 12점차 대승을 거뒀다.

1, 2차전 결과는 1승1패. 서로 공평하게 1승씩 나눠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아니다. KT에는 찜찜한, KGC에는 희망찬 결과라고 해석된다.


KT는 지난 5일 한국가스공사와의 경기를 끝으로 보름간 푹 쉬었다. 그 사이 선수들의 부상도 치료했고, 체력도 재충전했다. 서 감독은 "너무 오래 쉬어 지겨울 정도였다. 선수들의 경기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훈련강도를 어느 정도 유지하는 동시에 부상 방지에 신경 썼다"고 휴식 기간동안 플레이오프 준비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기감각'은 결국 실전을 통해 쌓이는 무형의 에너지다. 1차전에서 KT 선수들은 잘 뛰었지만, 플레이에 미묘한 엇박자가 자주 발생했다. KGC보다 리바운드(41-29)와 3점슛(13-8)에서 크게 앞섰지만, 스코어 차이는 불과 3점이었다. 오히려 질 뻔한 경기였다. 스틸을 13개나 당했고, 슛 시도 자체가 KGC에 밀렸다. 스피디 한 경기 템포를 따라잡지 못한 결과다.


비록 1차전에 졌지만, 김승기 감독이 경기 전과는 달리 "우리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끝까지 해보겠다"고 의욕을 보인 이유는 바로 이런 지표에서 희망을 봤기 때문이다.

김 감독과 KGC 선수들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전승 우승' 경험을 통해 단기전 승부의 포인트를 뼛속까지 새겨넣은 바 있다. 비록 체력이나 부상 누적 등 데미지가 있지만 '이겨야 할 때 이기는 법'을 한국가스공사와의 6강 PO와 KT를 상대로 치른 4강 PO 2차전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반면 KT는 이런 면에서 여전히 미숙함을 드러내고 있다. 허 훈과 정성우, 양홍석, 하윤기 등 팀의 주축선수들의 단기전 승부 경험치가 깊지 못한 탓이다. 이런 요인들이 바로 4강 PO를 예상과 다른 흥미로운 접전을 끌고가는 요인이 되고 있다. KT 서동철 감독도 이런 점을 모르지 않는다. 분명 3차전에서 이에 대한 해법을 가동할 것이다. 물론 김 감독도 새로운 대비책을 준비할 것이다. 이들의 4강 승부는 새로 시작된다. 이전보다 더욱 흥미로운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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