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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농구 대표팀, 국제대회에서 부활을 기대케 하는 요소는?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22-02-14 17:01 | 최종수정 2022-02-14 17:01


2022 FIBA 여자농구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브라질을 꺾고 월드컵 16회 연속 진출을 일궈낸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 선수들이 한데 모여 이를 자축하고 있다. 사진제공=FIBA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지난 11일부터 13일(한국시각)까지 세르비아에서 열린 2022 FIBA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브라질을 꺾으며 16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는 올 9월 호주에서 열리는 19번째 월드컵(예전 세계선수권대회)까지 포함해 세계 랭킹 1위인 미국과 한국만이 가지고 있는 대기록이다. 그 자체로도 의미가 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출전 회수에 비해 최근 한국 대표팀의 성적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역대 두 차례의 준우승, 그리고 네 차례의 4위를 달성한 바 있지만 가장 최근이 지난 2002년 중국에서 열린 14회 월드컵에서 기록한 4위이다. 이번에 대표팀을 이끈 정선민 감독을 비롯해 박정은 BNK썸 감독,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 변연하 BNK썸 코치, 이미선 삼성생명 코치 등 한국 여자농구를 20년 가까이 호령했고 현재에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황금 세대들이 당시 주축이었다.

이후 20년간 8강에 딱 1번(2010년 체코 대회) 들었을 뿐 하위권을 맴돌며 한국 여자농구는 퇴보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대회부터는 다시 부활을 노려볼만큼 대표팀 멤버들의 구성이 탄탄해졌다. 확실히 지난해 열린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스페인과 세르비아, 캐나다 등 세계 10강에 드는 강팀들을 상대로 호락호락하게 물러나지 않으며 쌓은 경험과 실력이 이번 최종예선에서 그대로 드러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한국은 첫 경기인 세르비아전에서 아쉽게 62대65로 패했지만, 이어진 브라질전에선 역전과 재역전 끝에 76대74로 승리했다. 이미 월드컵 진출을 확정지은 후 벤치 멤버들이 주로 나섰던 호주전을 제외하곤 매 경기 체격 조건에서 월등하게 좋은 상대에 결코 밀리지 않았다. 예전에는 빠른 트랜지션과 성공률 높은 외곽포 정도가 비교 우위였다면, 이제는 박지수를 중심으로 한 높이와 몸싸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포워드들의 과감한 돌파와 미들슛까지 공수 옵션이 훨씬 다양해진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우선 박지수는 브라질이 2명의 신구 센터를 번갈아 혹은 동시에 기용하며 포스트 플레이를 시도하는 것을 11개의 블록슛으로 저지하며 골밑 싸움을 대등하게 가져가는 일등 공신이 됐다. 그러는 사이 트리플 더블이라는 기록까지 세우며, 올 시즌 국내 리그에서 두차례의 트리플 더블을 기록한 것이 결코 운이 아니었음을 그대로 증명했다.

1990년생으로 배혜윤(1989년생)을 제외하곤 어느새 최고참이 된 김단비는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님에도 불구, 위기 때마다 과감한 레이업슛으로 공격의 활로를 뚫었고 강이슬은 브라질전에서 종료 19초전 승부를 결정짓는 3점포를 성공시키거나 혹은 미들슛과 골밑 돌파를 번갈아 시도하며 올라운드 스코어러임을 보여줬다. 경기를 조율한 박혜진이 상대의 허를 찌르는 벼락같은 딥쓰리 3점슛으로 점수를 보탠 것도 상당히 효과적이었다.

여기에 3경기 모두 출전한 백업 센터 진 안이 빠른 발을 이용해 박지수에 쏠린 수비의 빈 공간을 잘 파고 들었으며, 호주전 1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국가대표 데뷔전을 가진 허예은은 국내 리그에서 보여준 재치있는 돌파와 패스, 딥쓰리 3점포를 보여주는 등 신예들 역시 상대에 기죽지 않는 플레이로 대표팀의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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