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WKBL 3점슛 새 역사, 중간 고지를 정복한 강이슬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0-12-03 15:43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과 하나원큐의 경기가 26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하나원큐 강이슬. 용인=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11.26/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앞으로도 기록이 깨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부천 하나원큐의 국가대표 슈터 강이슬, 한국 여자농구 3점슛 역사를 바꿀 수 있을까.

하나원큐는 2일 부산 BNK센터에서 열린 2020~2021 KB국민은행리브모바일 여자프로농구 부산 BNK와의 경기에서 66대61로 승리, 4연패 늪에서 탈출했다. 연패를 끊어낸 것도 기뻤지만, 팀의 간판스타 강이슬이 여자프로농구 역사를 바꾼 것도 축하할 일이었다.

강이슬은 1쿼터에 3점슛 2개를 터뜨렸다. 2개를 추가해 2012~2013 시즌 프로 데뷔 후 9시즌 만에 500 3점슛 기록을 채웠다. WKBL 역대 12번째 기록. 중요한 건 역대 최연소 500 3점슛 달성 기록을 갈아치웠다는 것. 종전 기록은 KB스타즈 강아정이 2017년 세운 만 27세6개월. 강이슬은 만 26세7개월의 나이로 거의 1년을 앞당겼다.

강이슬은 "사실 더 일찍 기록을 달성하고 싶었는데, 시즌 초반 몸이 안좋아 기록 달성이 생갭다 늦었다. 그래도 최연소 기록이라 영광스럽다. 앞으로 이 기록이 깨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이슬은 자신의 기록을 깰만한 후배 선수가 보이느냐는 질문에 "솔직히 말해도 되나. 없을 것 같다. 계속 내 기록으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해가 갈수록 신인 선수들의 기량이 떨어지고, 또 출전 시간을 확보하는 신예 선수가 거의 없는 현 판도를 보면 오랜 기간 강이슬의 기록이 바뀌지 않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 강이슬은 신인 시즌부터 경기에 투입?“? 2년차에 24경기를 뛰더니 3년차인 2014~2015 시즌부터 주전급 선수로 도약했다.

강이슬은 현역 선수 중 3점슛 능력이 가장 뛰어난 선수로 평가 받는다. 강아정이 최고의 슈터로 이름을 날렸고, 그 전 한채진(인천 신한은행) 김보미(용인 삼성생명) 등이 3점슛에서는 일가견을 보였는데 강이슬의 성장세가 매우 무섭다. 코로나19 여파로 무산됐지만, 이번 시즌을 앞두고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진출도 추진했다.

앞에 언급된 세 사람은 베테랑 반열에 올라선 반면, 1994년생 강이슬은 이제 막 전성기에 접어들었다. 때문에 부상이나 기량 저하 없이 지금의 모습을 유지한다면 강이슬이 현역 선수 3점슛 기록을 계속 추월할 가능성이 높다. 강아정이 697개로 역대 4위, 한채진이 651개로 5위, 김정은과 박혜진(이상 우리은행)이 각각 588개와 568개로 7, 8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529개의 김보미가 10위고 501개의 강이슬이 12위까지 올라섰다. 박혜진도 강력한 경쟁 상대가 될 수 있지만, 박혜진의 경우 퓨어 슈터가 아닌 공격 리딩 역할까지 맡아야해 3점슛 개수를 늘리기에 불리한 점이 있다.

243경기 만에 500 3점슛을 돌파한 강이슬의 최종 목표는 여자프로농구의 3점슛 역사를 다시 쓰는 일. 현재 역대 최다 3점슛 기록 보유자는 BNK 코치로 일하고 있는 '변코비' 변연하다. 545경기를 뛰며 총 1014개의 3점슛을 성공시켰다. 2위는 또 다른 레전드 박정은 WKBL 경기운영본부 본부장. 딱 1000개를 채우고 은퇴했다. WKBL 관계자는 "아마 두 사람의 기록을 깰 유일한 후보가 강이슬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변 코치와 박 본부장 모두 40세 가까운 나이까지 선수 생활을 했고, 그 때까지 경기력을 유지했기에 대기록 달성이 가능했다. 강이슬 역시 3점슛 역사를 새로 쓰려면 꾸준히 롱런할 수 있는 준비를 지금부터 해야 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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