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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던과 스티브 커 펀치 사건, 커 "나는 테스트에 통과했고, 더욱 신뢰받았다"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20-04-23 13:35


1997년 마이클 조던(오른쪽)과 스티브 커가 함께 뛰는 장면. 사진=게티이미지

[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마이클 조던의 마지막 우승을 조명한 10부작 다큐멘터리 '더 라스트 댄스'는 미국에서 광풍 수준이다.

코로나 팬데믹의 전 세계적 유행과 NBA 리그의 일시적 중단이라는 배경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농구의 신' 마이클 조던의 관심 자체가 전 세계적으로 많다는 의미.

화려한 플레이와 더불어 강력한 리더십은 상당히 유명하다. 시카고 불스 6회 우승 원동력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트러블이 없을 수 없다. 가장 유명한 사건은 연습 경기 도중 마이클 조던이 스티브 커(현 골든스테이트 감독)에게 펀치를 날린 사건이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CBS스포츠닷컴은 '더 라스트 댄스: 펀치 사건 이후 스티브 커는 마이클 조던과 더욱 돈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The Last Dance:' Steve Kerr explains why getting punched by Michael Jordan was a good thing for him)고 보도했다.

당시를 회상한 커 감독은 '그 사건 이후 조던은 나를 더욱 신뢰했다. 우리 관계가 더욱 공고해지는 순간이었다'고 했다.

이 사건의 전말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당시 배경과 조던의 '특별한' 리더십을 봐야 한다.

1차 은퇴 후 복귀한 조던의 리더십은 상당히 강력했다. 그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경지였다.


지독한 연습벌레인 조던은 연습 경기 때 더욱 철두철미했다. 당시 몇몇 선수들은 '경기보다 연습이 더 힘들었다'고 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그만큼 조던이 많은 선수들을 질책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제왕적 리더십'이었다.

현 시점 NBA에서는 많은 팀동료들이 친분을 과시하고 꼭 그래야만 할 것 같은 당위성을 부과하지만, 조던은 그렇지 않았다.

좀 더 냉정하게 말하면 철저한 비지니스적 관계였다. 영혼의 듀오 스카티 피펜과 사적으로 그리 친하지 않았다. 사적 자리에서 조던이 친한 선수는 패트릭 유잉, 찰스 바클리, 그리그 팀 동료 론 하퍼정도였다.

조던의 팀동료 호레이스 그랜트의 경우에는 워낙 많은 질책을 받았다. '소심했던' 그랜트는 마음의 상처를 입고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 밖에 없었다. 조던의 은퇴 후 그랜트는 '존경하긴 하지만 친하진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1995~1996시즌부터 호흡을 맞췄던 데니스 로드맨. 괴짜 성격의 다혈질인 그를 두고 조던과 피펜이 잘 다독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조던의 리더십에 로드맨은 반항조차 하지 못했다. 단, 조던은 로드맨이 코트 밖에서 마돈나와 염문을 뿌리든, 오색빛깔로 염색을 하든 전혀 상관하지 않았다. 연습과 실전에서만 철저하게 농구에 전념하는 부분만 있으면 '오케이'였다.

조던은 필 잭슨, 혹은 그 이상의 코트의 사령탑이었다. 즉, 조던의 한 마디에 모든 선수들이 고분고분했다.

예외가 스티브 커였다.

온화한 이미지와 달리 커 역시 열정과 승부욕이 넘치는 선수였다. 조던과 커는 연습 경기에서 실전을 방불케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열 받은 조던은 트래시 토크를 날렸고, 커 역시 맞대응했다.

당시를 회상하며 커 감독은 '"나도 트래시 토크를 날렸다. (연습경기 때) 이전까지는 그래 본 적이 없다. 그리고 나는 조던에게 (거친) 파울을 하기 시작했다(I started talking back, I'm not sure anyone had done that before. Then I started fouling him)고 말했다.

결국 과열되면서 조던이 커에게 펀치를 날렸다. 조던의 잘못. 이후 사과 전화를 했고, 커 감독은 쿨하게 받아들였다. 아니, 받아들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후, 조던은 커를 좀 더 신뢰하기 시작했다.

커 감독은 '나는 테스트에 통과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후 그는 나를 더욱 신뢰했다(I feel like I passed the test and he trusted me more afterwards)'고 말하기도 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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