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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한 전창진 감독 코치진 구성 완료…어제의 동지들이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9-07-08 05:30


강양택 KCC 수석코치. 사진제공=KBL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어울림이 먼저다.'

복귀한 전창진 KCC 감독(56)의 새로운 사단이 윤곽을 드러냈다.

한국농구연맹(KBL)은 지난 1일 재정위원회를 열고 전 감독에 대한 무기한 등록 자격 불허 조치를 철회했다. 이에 KCC 구단은 전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공식 선임했다.

전 감독으로서는 4년 간 혹독한 세월을 보낸 끝에 명예회복의 기회를 얻게 된 셈이다. 그동안 그를 괴롭혀왔던 승부조작 혐의는 경찰 수사 시작(2015년 5년) 1년여 만인 2016년 9월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단순 도박 혐의도 지난달 말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아 모든 누명을 벗었다.

한때 '우승 청부사'로 불렸던 전 감독이 복귀하면서 앞으로 KCC를 이끌어 갈 코칭스태프 체제도 완성됐다. 새로운 '전창진 사단'에서 공통된 키워드를 발견할 수 있다. '어제의 동지들'이다.

'어제의 동지들'은 '소통', '어울림'을 위한 선택이라는 게 KCC 구단의 설명이다. KCC는 올해 등록 선수 16명 가운데 7명이 '새얼굴'로 대대적인 리빌딩을 해야 한다. 그만큼 '소통'이 절실하다.

우선 수석코치는 강양택 전 LG 코치(51)가 맡고, 버논 해밀턴(35)은 기술코치 역할을 한다. 여기에 이정래 수석트레이너(44)가 선수들 부상·컨디션 관리 책임자로 합류했다.

강 수석코치는 서울 SK-국가대표-창원 LG 코치 등을 거친 베테랑이다. SK에서는 한때 감독대행을 맡기도 했다. 국내 남자프로농구 10개 구단 코치 가운데 경험이 가장 많은 '감독급' 코치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과 연세대 86학번 동기이니 웬만한 감독들보다 고참이다.

전 감독과는 20년 만의 재회다. 강 수석코치가 서울 삼성에서 은퇴를 앞둔 최고참이었을 때, 전 감독은 코치(1998∼1999년)로 함께 생활했다. 당시 전 감독은 구단 프런트에서 코치로 변신해 화제를 모았다.


버논 해밀턴 KCC 외국인 코치.


2005년 남자농구대표팀에서 감독-코치로 잠깐 만났던 둘이 프로 무대에서 한솥밥을 먹는 것은 처음이다. 지난 4일 외국인 선수 물색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 전 감독이 국내선수 훈련을 일임하고 갈 정도로 강 수석코치는 '든든한 후배'다.

전 감독은 강 수석코치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 "내가 농구판을 떠나 있던 기간이 짧지 않기 때문에 경험 많은 조력자가 필요했다. 프로에서는 같이 일해 본 적은 없지만 강 코치의 평소 인품이나 지도자로서 열정을 볼 때 나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전 감독이 그동안 '강인한 아버지'의 이미지가 강했다면 강 수석코치는 '어머니' 역할로 호흡도 잘 맞을 것이라는 게 주변의 관측이다. 전주고 졸업 이후 33년 만에 고향팀에서 새출발하게 된 강 수석코치는 "KCC와는 아무 인연도 없는데 어려울 때 불러주신 구단과 감독님께 감사하다"면서 "팀이 리빌딩을 하는 만큼 다시 배우는 자세로 작은 것부터 꼼꼼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강 수석코치는 "전 감독은 선수들과의 소통, 열정을 통한 어울림이 중요하다고 나에게 당부했다. 선수와 코치진 간 중재자, 징검다리가 되고자 한다"면서 "감독님이 팀워크를 강조하시는데 그 팀워크는 선수뿐 아니라 코칭스태프도 갖춰야 한다. 팬들께 새로운 이미지로 다가갈 수 있도록 나부터 솔선수범하겠다"고 다짐했다.

2018∼2019시즌 오그먼 감독을 보좌했던 해밀턴 코치는 지도력을 인정받아 이번에 잔류하게 됐다.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명문 클램슨대학교 출신으로 미국프로농구(NBA) 달라스 매버릭스 코치로 활약했던 해밀턴 코치는 선수들 사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래 트레이너는 특별한 인연이다. 대학 4년때 TG 삼보 트레이너로 취업하면서 전 감독과 인연을 맺은 그는 부산 KT, 안양 KGC까지 전 감독과 늘 함께 했다. 2018∼2019시즌이 끝난 뒤 불가피한 사유로 KGC를 그만두고 쉬다가 전 감독의 부름을 또 받았다. 이 트레이너는 집이 천안이다. KGC에서는 스태프 숙소가 구비돼 있지 않은 바람에 수년간 장거리 출퇴근에 지친 나머지 사직을 했다.

프로팀 트레이너로 17년간 쉼없이 달려왔으니 이제 좀 쉬려고 했다가 전 감독의 복귀가 전격 결정되면서 레이더망에 딱 걸리고 말았다. 전 감독은 동부 황금기 시절때 선수 관리를 했던 이 트레이너가 국내 최고라고 말해왔다.

각자의 사연은 다르지만 '의리'와 '정'으로 다시 뭉친 '어제의 동지들'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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