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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눈물이었다.
'전통의 명가' 삼성생명은 자존심 회복을 노렸다.
여자 프로농구가 출범한 1998년 초대 챔피언인 삼성생명은 2006년 이전까지 총 15번의 챔프전 중 9차례 진출해 4번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2006년 여름리그 우승을 끝으로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2016~2017시즌 이후 2년 만에 파이널 무대에 오른 삼성생명은 그 어느 때보다 독하게 마음 먹었다.
2012~2013시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삼성생명은 우리은행에 왕좌를 내줬다. 삼성생명을 꺾고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까지 6연속 정상을 밟으며 '우리 전성시대'를 썼다. 삼성생명은 '이번에야 말로' 아픔을 이겨내야 했다.
치열했던 마지막, 봄 농구의 또 다른 주인공
산 넘고 강을 건너 챔피언결정전 무대에 올랐다.
정규리그에서 3위를 차지한 삼성생명은 우리은행과 플레이오프(PO) 혈투를 벌였다. 1차전을 아쉽게 내주며 벼랑 끝에 섰지만, 2~3차전을 내리 승리하며 챔피언 결정전 티켓을 거머쥐었다.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낸 삼성생명은 우승을 향한 마지막 여정에 나섰다.
'악바리' 김한별을 필두로 티아나 하킨스, 배혜윤 박하나가 선봉에 섰다. KB스타즈를 상대로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하지만 2%가 부족했다. 바로 체력. 우리은행과의 PO에서 온 힘을 쏟아낸 삼성생명은 KB스타즈의 압박에 손쓸 방법이 없었다. 이틀 간격으로 치러지는 '퐁당퐁당' 일정을 당해낼 수 없었다. 전반전은 그런대로 버텨냈지만, 늘 4쿼터에 체력이 확 떨어지는 모습이 계속됐다.
홈에서 치른 3차전. 끝까지 응원해주는 팬들을 위해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끝내 체력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순간. 삼성생명 선수들은 코트에 주저앉아 굵은 눈물을 펑펑 흘렸다. 아쉽고 또 아쉬워 쏟아낸 눈물이었다.
치열하게 달린 삼성생명 선수들. 팬들은 그들을 위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후회는 남기고 싶지 않아서, 지고 싶지 않아서 최선을 다했음을 알기 때문. 임근배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한 것을 알고 있다. 100% 다 해냈다. 정말 잘했다"고 격려했다. 멋진 플레이. 게다가 삼성생명은 홈에서 왕좌를 내줬음에도 상대의 대관식을 지켜보며 박수를 보냈다. 아름다운 퇴장을 알린 삼성생명. 봄 농구의 또 다른 주인공이었다.
용인=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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